태그 : 필립세이무어호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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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2   머니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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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사망
약물과다복용으로 추정.

작년에만 이 아저씨 나온 영화를 세 편이나(마스터, 캣칭 파이어, 마지막 4중주) 봤는데 정말 충격적이다.

소규모 예술영화부터 블록버스터까지 가리지 않고 다작하던 배우라 더 믿기질 않는다.
몇 년 전에 메릴 스트립, 에이미 아담스와 공연했던 다우트 같은 영화는 정말 연기교본으로 써도 좋을 정도로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있는데..(포스팅했던 기억도 있는 듯)

개인적으로는 화석이 되신 분들 제외하고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신 미국 남우들 중에 연기로 치면 드 니로, 숀 펜,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이렇게 세 명 우선 떠오를 정도로 장인 수준의 연기 보여주는 분인데 너무 일찍 가셔서 참 안타깝다.
by Lucier | 2014/02/03 10:02 | 트랙백 | 덧글(0)
킹메이커
- 타이틀 : 킹메이커(The Ides Of March)
- 감독 : 조지 클루니
- 개봉 : 2012년 4월 19일
- 주연 : 라이언 고슬링
- 조연 : 조지 클루니,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에반 레이첼 우드, 폴 지아마티, 마리사 토메이
- 러닝타임 : 101분

- 기대도 : 8
- 만족도 : 9
- CGV 명동역

- 원제는 디 아이즈 오브 마치(The Ides Of March)인데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는지 킹메이커라는 다분히 김종필스러운(...) 타이틀로 개봉이 되어버렸다. 개인적으로는 거의 최악의 작명 센스로 여겨진다. 그냥 흔히 그렇듯이 정관사 독음만 빼서 아이즈 오브 마치하던가 직역해서 3월 15일, 혹은 의역으로 배신의 날 등 뭘로 했어도 킹메이커보단 나을 꺼 같은데.
- 아이즈 오브 마치라 하면 서양사에 관심 좀 있는 사람이라면 카이사르가 변을 당한 날을 떠올릴 꺼고 헤비메탈 좀 들었다 하는 사람은 아이언메이든 초기 앨범에 수록됐던 인스트루멘탈이 생각날 꺼다. 난 양쪽 다이긴 한데 일단 먼저 떠오르는 건 후자고, 뭐 사실 저 곡 자체가 카이사르 모티브 따서 만든 거니.
- 암튼 꽤나 기대작이었는데, 국내엔 늑장 개봉인데다 휴고 때처럼 또 CGV에만 단독으로 걸렸다. 롯데시네마라 메가박스는 안 되겠다 싶은 물건은 이제 아예 구매를 안 하는 건지 원. CGV만 VIP가 아닌데 요새 CGV 단독 개봉작들이 꽤 많아서 짜증...나는 것까진 아니고 뭐 그렇다는 얘기.
- 사실 이런 정치극은 국내에선 씨알도 안 먹히는 대표적인 장르 중 하나인데, 제이 에드가 같은 경우는 무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원톱으로 내세운 영화임에도 국내 개봉조차 실패한 체 BD/DVD 직행해 버렸고, 프로스트 대 닉슨 같은 웰메이드물도 처참하게 흥행에 실패했던 전력을 생각해 보면 아예 구매 단계에서 패스하는 것도 이해가 안 가는 바는 아니다.
- 쓸데없이 썰이 길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매우 괜찮은 영화였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할배 정도를 제외하면 인기 배우 출신 연출작에 대해서는 그다지 크게 기대하지 않는 편인데, 적어도 이 킹메이커만 봤을 때 조지 클루니는 상당히 잘 짜여진 연출력을 발휘했다.
- 브로드웨이의 유명 연극을 베이스로 제작된 시나리오라 각색이라 해야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일단 각본 자체가 속도감과 설득력, 박진감을 공히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요즘 시각적 효과나 출연 배우 파워를 내세운 영화는 많지만 각본 자체로 승부를 보려는 물건은 보기 드문데 간만에 아주 맘에 드는 각본이었다.
- 주연인 라이언 고슬링은 라이언 3인방(내가 맘대로 같다붙인 건데 라이언 필립, 라이언 레이놀즈, 라이언 고슬링) 중에 나이는 가장 어림에도 필모는 가장 알차게 쌓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드라이브가 그렇게 재밌다는데 어쩌다 보니 놓쳐버려서 작년에 못 본 영화 중 가장 아쉬운 물건. 여담이지만 미셸 윌리엄스랑 공연했던 블루 발렌타인이 쌩뚱맞게 늑장개봉하는 모양인데,(씨네큐브에서 트레일러 영상 나오더라) 이거 꼭 봐야지.
- 폴 지아마티,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마리사 토메이까지 굳이 연기 잘하네 어쩌네 부연할 필요도 없는 실력파 배우들이 조연으로 출연하는데, 특히나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의 배역 소화능력은 역시 놀라웠다. 이 아저씨처럼 무슨 역을 맡겨도 맞춤 양복마냥 자연스러운 배우도 거의 없을 꺼다.
- 영화는 그리 길지 않은 러닝타임이긴 하지만, 템포가 매우 스피디하고 박진감이 넘친다. 다만 스토리텔링 과정에서 아무래도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미국 문화에 어느 정도 소양이 있으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뭐 몰라도 무방할 정도긴 한데, 적어도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책 기조라던가, 대의원 싹쓸이가 키포인트로 작용하는 미국식 선거제도, 그리고 로베르토 클레멘테가 뭐하던 사람인지 정도를 알고 있다면 딱히 고개 갸우뚱하는 일 없이 감상할 수 있을 듯. 사실 중간에 조지 클루니가 라이언 고슬링한테 클레멘테 드립을 치는데, 같이 본 친구가 클레멘테가 뭐냐고 물어보는지라 도중에 구구절절 설명할 수도 없고 해서 그냥 야구선수라고 했더니 갑자기 야구선수 얘기가 왜 나오느냐고 해서 그냥 닥치라 하고 나중에 설명해 줬다.
- 에반 레이첼 우드는 실제로 매우 예쁜 마스크를 보유한 배우이고, 이 영화에서 맡은 캐릭터도 치명적인 매력을 뿜어내줘야 마땅한 배역인데, 어째 기존 출연작들에 비해선 그 미모가 어째 덜 빛나 보이는 느낌이었다. 아니 이쁘긴 이쁜데 아무리 봐도 미성년자론 안 보이는지라. 중간에 라이언 고슬링이랑 서로 몇 살로 보이느냐고 노닥거리는데 라이언 고슬링이 서른이라고 할 때는 아무런 이질감이 없었건만 에반 레이첼 우드가 스무살이라니 나도 모르게 으잉 해 버렸다.
- 뭐 상영관 수도 애시당초 매우 적었고, 한 일주일 겨우 걸렸다가 다 내려간 분위기라 딱히 스포일러의 우려는 없을 것 같지만 구체적인 스토리는 패스. 암튼 이런 류의 정극 현대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중에라도 기회가 되면 꼭 챙겨 보기를 권한다. 이상주의자가 현실에 굴복해 타협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자신이 추구하던 이상에 더욱 가까워지는 어찌 보면 좀 진부한 리얼리즘을 묘사했는데, 사실 뭐 이 정도면 충분히 훌륭한 완성도다. 배우들의 연기도 흠잡을 데가 없고, 어딘가 모르게 약간 여운이 남는 결말부도 맘에 들었다.
by Lucier | 2012/05/09 22:00 | Movie | 트랙백 | 덧글(0)
머니볼
원작이 너무나도 유명하기에 영화화가 좀 부담스러웠을지도 모를 머니볼. 세간의 평은 놀라울 정도로 호평 일색인데 개인적으로는 기대치가 높은 것도 있긴 했지만 그냥저냥이었다.

사실 이 영화를 가장 재미나게 즐길 수 있을 부류의 관객은 그냥 적당히 야구에 관심 있는 일반적 수준의 팬이 아닐까 싶은데, 대충 MLB에 오클랜드 에이스란 팀이 있고 모자 배색이 참 이쁘지 정도로는 알지만 빌리 빈이나 폴 데포스데타는 누군지도 모르고 머니볼은 읽어보기는 커녕 그게 책인지 뭔 공놀이인지 첨 듣는 사람 정도면 아주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예 야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지루하기 짝이 없을 꺼고, MLB 광팬이거나 머니볼을 숙독한 사람이라면 영화 내내 소소한 컷에서 리얼리티를 발굴해내려 애쓰는 동시에 원작과의 차이점을 파헤치고 부자연스러운 자막에 불쾌해하느라 영화를 제대로 즐기기 힘든데 난 딱 후자에 속해 버렸던 거다.

좀더 디테일한 예를 들자면, 영화 러닝타임 딱 중간 쯤에 테렌스 롱이 2루 훔치다 죽는 장면을 빌리 빈이 수상기로 지켜보다가 갑자기 카메라 앵글이 전환되고 와장창 깨지는 소리만 들려오는 씬에서, 그 짧은 장면에서의 러너가 테렌스 롱이라는 걸 깨닥고 와장창하는 굉음이 무얼 의미하는 지 단박에 알아채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드라마보다 다큐로 받아들여서 맘껏 감동할 수 없을 꺼고 차라리 그냥 어이구 시끄러워 뭔 소리지 하는 사람이 푹 몰입해서 영화판 머니볼에 빠질 수 있는 부류라는 얘기.

아무래도 경영서의 느낌도 강했던 원작을, 드라마 위주의 영화로 재편하다 보니 다른 점도 많고 의도적인 연출도 많이 들어가 있는데 일단 폴 데포스데타 대신 들어간 피터 브랜드가 처음부터 빌리 빈의 휘하가 아니라 마크 샤피로 밑에 있던 걸 스카웃해오는 초반 도입부는 영화적으로야 흠잡을 데 없는 연출이지만 나는 일단 딱 든 생각이 '이게 뭐냐'. 뭐 샤피로 호구 만드는 거야 별 상관없는데 폴 데포스데타가 자기 실명 거론되는 거 별로 안 좋아했다더니 그래 그런지 이름도 바뀌고 예일대 경제학 전공이라네.

데포스데타 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출연인물들 대부분이 당시 현역 선수 및 코칭스탭이었기에 딱 등장하는 순간 현실에서의 모습과 비교하게 된다. 아트 하우만 해도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이 맡아서 이름값에 걸맞는 출중한 연기를 보여줬는데 난 실제의 아트 하우 모습을 너무나 잘 알기에 이게 쉽게 적응이 되질 않는 거다. 아트 하우 치곤 너무 후덕해서 이건 무슨 론 가든하이어 느낌이랄까.

마찬가지로 데이비드 저스티스도 연습타격하는 폼은 참 제대로 재현해 냈는데 정작 생긴 건 어딘가 아니고 에릭 차베즈도 좀 이상하고 그나마 스콧 해터버그는 상당히 캐스팅이 잘 됐고 뭐니뭐니해도 제일 비슷한 건 론 워싱턴 배역 맡은 흑인 할배.

단순히 캐스팅 뿐만 아니라 세부적인 씬들도 원작과는 다른 부분이 제법 많은데 매그난테에게 직접 경질을 고하는 빌리 빈이라던가, 카를로스 페냐 마이너로 보냈던 건 싹 사라지고 갑자기 방출로 건너뛰어 버리고, 스콧 해터버그 계약 제의할 때는 전화로 통화했었는데 영화에선 집 앞까지 찾아가 전화하고 불쑥 들어가선(론 워싱턴까지 동행해서) 다과를 얻어먹으면서 1루수로 뛰삼 해 버리는 통에 원작에선 가장 인상적인 대목 중 하나였던 해터버그가 가족들 데리고 테니스코트 옆에 배팅티를 놓고 와이프한테 땅볼을 굴려달라는 부분이 그냥 날아가 버렸다. 영화에 나오면 나름 감동적이겠다고 혼자 기대하고 있었기에 좀 실망.

또 원작에서 가장 웃기는 부분 중 하나였던 빌리 빈이 아로요랑 송승준 싸잡아서 까는 컷도 은근히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역시 안 나왔고 반면에 원작엔 전혀 등장하지 않는 빌리의 가족사는 영화 내에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딸내미가 참 조숙하게 나오는데 노래도 잘하고 깜찍하더라.

원작에서도 빌리 빈이란 인물의 비중은 대단히 컸지만 영화 머니 볼에서 브래드 피트의 비중은 그 이상으로 절대적인데, 연륜이 묻어나는 공감할 만한 연기를 보여 준다. 근데 사실 뭐 빵발 횽아 연기파 배우로 거듭난지는 벌써 제법 오래된 지라 이 정도 연기는 해 주지 않으면 곤란한 것도 사실.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은 룩스만 봐서는 도저히 아트 하우답지 않지만 역시 짬밥이 있는만큼 수준급 연기를 보여주는데, 문제는 이게 연기력이 뛰어나다 보니 허수아비 수준에 그쳐야 할 아트 하우가 은근히 카리스마마저 느껴진다. 그냥 좌우놀이 정도만 하는 클래시컬한 야구 매니저 정도 기대했는데 영화에선 아무래도 극적인 면도 살리려는 의도도 보이지만 빌리 빈한테 막 개기기도 한다.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역시 20연승 도전경기에서 11대0 이후 벌어지는 경기진행씬인데, 원작에선 마이너 경기를 보러 가려던 빌리 빈이 홍보팀 스탭들의 등쌀에 못이겨 경기장에 남았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대목을 영화에선 차 몰고 가다 마누라랑 딸내미 전화를 받고선 스코어 확인하고 유턴을 돌리는 그야말로 영화스러운 연출로 바꿔 놨고 채드 브래드포드 등판 장면은 의외로 별 임팩트 없이 지나가버린 데다 디테일하게 파고 들면 스코어와 투구 장면이 아귀가 안 맞기도 하고, 뭣보다 해터버그 리드오프 홈런 장면은 훨씬 더 드라마틱하게 만들었어야 하는데 왠걸 너무 담백하게 끝낸 감이 있다. 그림슬리의 투구를 놓고 짱구를 굴리는 씬을 슬로우컷으로 좀 삽입했으면 더 진빼면서도 카타르시스를 증폭시킬 수 있었을 것 같은데 한참 영화적으로 잘 나가다가 매조지는 정작 시시하게 깔끔했다.

자막은 참 총체적 난국이었는데 의미 전달이 안 되게 틀린 부분까진 없었지만 조금씩 다 어색했다. 뭐 세부적으로 까기엔 너무 가짓수가 많아서 일일이 들고 싶은 기분도 안 들고, 다만 대체 왜 건(件)을 죄다 껀으로 표기해 놨는지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어찌나 거슬리던지.

그리고 존 헨리 만나고 와서 제레미 브라운 영상 보여준 후 엔딩 직전의 텍스트 씬에서 연봉으로 1250만불을 제의받았다는 자막은 정말 어이가 없는 오역인데 근 10여년 전에 단장한테 연봉으로 1250만불 주는 게 말이 되나. 번역자가 프로스포츠에 대한 소양이 있는 사람인지 의심이 갈 정도. 참고로 텍스트 원문에도 그냥 Offer라고만 되어 있는데 대체 연봉은 무슨 상상력으로 써서 넣은 건지 의문스럽다. 모르면 감수라도 좀 받던가.(실제로는 5년에 1250만불 제의였음)


결국 이렇게 감상평도 아니고 영화 얘기도 아니고 원작은 어땠는데 영화는 이래 버리네 어쩌네 장광설만 풀어버리게 되는 게 나같은 MLB팬 & 원작 독자는 정작 영화판 머니볼에는 쉬이 몰입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케이스인 거다. 이게 참 또 묘한 게 요즘은 MLB 예전만큼 관심이 없어서 상세하게는 모르는데 90년대 후반~00년대 초반은 한참 메이저리그 빠져서 신나게 볼 때라 선수들 실명으로 등장하니 새록새록 그 시절이 떠오르는지라.

영화 내적인 얘기는 아니지만, 중간중간에 MLB 실제 경기 장면들이 삽입되어 있는데 이게 흑백시절 클래식 씬들이야 그렇다 쳐도 21세기 경기 씬들도 어째 화질이 영 구리구리해서 좀 의아하긴 했다. 얼마전에 봤던 세나 전기영화에 나온 90년대 F1 실황씬보다도 옛스러운 게 무슨 70~80년대 경기쯤 되는 그런 느낌. 일부러 열화시킨 것 같진 않은데 암튼 뭐 대충 영화스럽기도 하고 해서 불만스러울 정도까진 아니었지만 더 깨끗했으면 아마 난 선수들 추억하느라 영화에 몰입은 더 힘들었을런지도.


결론 : 머니볼 읽어 본 적 없고 딱히 MLB 관심없지만 그냥 프로야구는 신나게 즐기는 사람이 보러 가면 적당히 감정이입해 가면서 즐겁게 볼 수 있을 영화.
by Lucier | 2011/11/22 21:39 | Movie | 트랙백 | 덧글(0)
최근 본 영화들
- 카비리아의 밤

페데리코 펠리니의 57년작인가 58년작인가 암튼 엄청 옛날 영화. 그래도 문에이커의 비밀보다 억만배 낫더라.(문에이커 본 담날 이걸 봤던)
페데리코 펠리니 영화에 단골 출연하는 그 이름 뭐더라 암튼 라 스트라다에 젤소미나로 나오는 펠리니 부인이 역시나 여기서도 주연 카비리아로 등장하는데, 완전 표정 연기의 달인. 이 때도 나이 꽤 많을 텐데 어찌나 귀엽게 나오는지.

내용은 결국 일종의 신파극이자 치정물이긴 한데, 역시 펠리니 정도 되면 명성을 허투루 얻은 사람이 아니다 보니 전체적으로 연출이 대단히 멋지다. 근데 시간을 잘못 알고 가서 앞부분을 한 10분 놓쳤음.-- 찾아보니 DVD 막 2~3000원대로 팔던데 하나 사 둘까 싶음.


- 다우트

메릴 스트립이 두목 수녀,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이 남색 신부, 에이미 아담스가 새끼 수녀로 나오는 영화. 내용은 영화 제목 그대로라 러닝타임 내내 메릴 스트립이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을 의심하다가 끝난다.

..근데 메릴 스트립 연기가 진짜 쩐다. 말로 표현이 안 될 정도. 뭐 원래 연기 신급으로 하는 배우지만, 이건 뭐 DVD 사서 연기 교본으로 써도 될 정도. 호프만도 연기라면 먹어 주는 아저씨고, 에이미 아담스 너무너무 이쁘고 목소리 완전 귀엽고, 암튼 안 봤으면 완전 후회할 뻔. 아무래도 간판 내릴 것 같아서 지난 주에 보고 왔는데, 지금은 간판 다 내린 듯.

근데 이 정도 연기하고도 메릴 스트립이 아카데미 수상을 못 했다니, 워낙 많이 타서 이번엔 케이트 윈슬렛을 한 번 준 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더 리더를 한 번 보고 얘기해야 할 듯.


- 인터내셔널

기대를 굉장히 많이 했었는데, 각본이 좀 엉망이라 보고 나선 개운치가 않았다. 아니 결말부가 너무 현실적이라서. 영화적으로는 완전히 빵점짜리 결말.
아마 각본가나 감독이 영화 찍다 보니 판을 너무 크게 벌여 놓은 지라 도저히 수습이 안 되어 그냥 될 대로 되라 식의 무책임 결말을 때려넣은 것 같은 감이 강하게 드는데, 덕분에 영화 끝나고 나선 전부 웅성웅성 이게 뭐야.

사실 중간에 클라이브 오웬이 나오미 왓츠한테 끌고 갈 사람과 버릴 사람을 구분해야 한다면서 난 버릴 사람이라고 하니 나오미 왓츠가 수긍하고 짜질 때부터, '아 이거 뭔가 열나게 현실적인 스토리텔링이구나' 싶긴 했지만 결말부는 진짜 너무 엉성하고, 설득력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전형적인 용두사미.

이스턴 프라미스에서 카리스마 만빵 마피아 두목으로 등장했던 아민 뮬러 스탈이 전직 동독 경찰 출신 금융가 브레인으로 등장하는데 이스턴 프라미스에서 보여 준 동작, 목소리톤 등을 그대로 답습하곤 있지만 그 임팩트는 십분지일도 안 된다. 그냥 줏대 없는 노인네라는 느낌. 역시 배우가 아무리 역량을 발휘해도 각본이나 연출이 받쳐 주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다는 걸 실감.

나오미 왓츠도 예쁘게 나오긴 하지만, 그저 그 뿐이고 클라이브 오웬 혼자 뻘뻘거리면서 멋진 모습 보여줬다. 아니 나오미 왓츠는 연기를 못했다는 건 아닌데, 캐릭터 자체가 워낙 어이없는 행태를 보여서.

..중간에 구겐하임 미술관 총격씬은 제법 볼 만하다. 뭔가 좀 홍콩 느와르삘. 차라리 막판에 되도 않는 이스탄불 추격씬 빼고 이걸 라스트로 썼으면 훨씬 나았을 듯.


- 더 레슬러

뭐랄까 80년대에 대한 오마쥬 같은 영화. 왕년의 초절 꽃미남 미키 루크는 얼굴이 어찌나 망가졌는지 배역에 그냥 빠져들어간 느낌이고, 마리사 토메이 쌔끈하게 나오고, 딸로 나오는 에반 레이첼 우드도 인 블룸에서보단 훨씬 예쁘더라.

BGM 깔리는 것들이 막 전부 콰이어트 라이옷, 신데렐라, GNR 이런 것들에다 미키 루크 방엔 AC/DC 포스터 붙어 있고, 대사 중엔 '80년대가 짱이삼, 90년대 병맛이삼, 커트 코베인이 다 망쳐 놨삼. 우울한 노래만 불러 대고' 막 이런 게 나오는데 공감 100%...이긴 하지만 지금은 커트 코베인도 흘러가 버린 물결이라....좀 격세지감.

OST 나오면 살 꺼다. 찾아보니 아직 안 나온 것 같은데. 제발 국내 발매되길. 차마 수입판 사긴 좀 그렇고.

굳이 뭐 상술이 필요없는 영화다. 프로레슬링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봐라. 눈물난다. 결말도 상투적이지 않고 아주 남자답게 깔끔해서 참 만족스러웠음.

할인점에서 델리카 코너 알바로 일하는 미키 루크가 후방에서 매장 쪽으로 걸어나가는 씬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정도까진 아니지만 정말 짠했다. 경기 장면 중의 의도적인 클로즈샷 앵글도 일품.


- 프로스트 대 닉슨

역사적으로나 스토리텔링으로나 승부는 프로스트의 역전 KO로 끝났지만, 정작 이 영화는 리처드 닉슨을 위한 영화다.

더 퀸에서 토니 블레어로 나왔던 마이클 쉰이 데이빗 프로스트로 나왔는데 뭔가 헤어스타일은 참 브리티쉬 쇼호스트 삘로 잘 다듬어 놨지만 닉슨으로 분한 프랭크 란젤라의 노회한 연기에는 많이 못 미친다는 느낌. 아니 닉슨 보좌관으로 나온 케빈 베이컨보다도 어째 임팩트가 떨어지는 듯한 느낌. 프로스트 여친으로 나온 배우는 예뻤다. 스탭롤 보니깐 레베카 홀..이던데 처음 보는 배우. 프랭크 란젤라는 좀 많이 짱. 닉슨 연구 제대로 하고 나온 듯.

개인적으로 론 하워드는, 리들리 스콧이나 마틴 스콜세지와 더불어 가장 신뢰하는 감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프로스트/닉슨은 평작이라는 느낌. 전체적으로 긴장감을 잘 살린 연출이기는 한데, 초중반은 약간 늘어지는 감도 없지 않고 한스 짐머 아저씨는 음악 찍어내는 공장장 된 이후론 영 임팩트 있는 BGM이 안 나오는 거 같어.

09년 최고 기대작이라 할 수 있는 천사와 악마는 어떨런지....

그래도 기대도가 워낙 커서 그랬던 거지, 이 정도면 확실히 A급이긴 하다. 더 레슬러나 프로스트/닉슨이나 우리나라 관객들한테 전혀 안 먹힐 스타일이라 끽해야 2주, 어지간한 데는 1주면 다 내려갈 확률이 높으니 행여나 볼 사람들은 다음 주말 안으로 봐 두는 게 좋을 듯.


더 레슬러는 한 번 더 볼까 싶기도 하고. 이번 주는 그다지 끌리는 물건이 없다. 드래곤볼 에볼루션이나 볼까.-_-a





by Lucier | 2009/03/07 20:00 | Movie | 트랙백 | 덧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