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 타이틀 :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Snow White and the Huntsman)
- 감독 : 루퍼트 샌더스
- 개봉 : 2012년 5월 30일
- 주연 : 샤를리즈 테론, 크리스틴 스튜어트, 크리스 헴스워스
- 조연 : 샘 스프루엘, 노아 헌틀리, 샘 클라플린, 빈센트 로건, 토비 존스, 닉 프로스트, 이지 메이클 스몰, 릴리 콜
- 러닝타임 : 127분

- 기대도 : 10
- 만족도 : 7
- 서울극장

- 5월엔 다크 섀도우, 백설공주, 데인저러스 메소드 등 기대작이 무지 많았었는데 그중 마지막이 30일에 개봉한 이 백설공주와 사냥꾼이었다. 뭐 요새 엔간한 대형 작품들은 늘 그렇듯이 개봉전 주말에 유료시사회라는 간판 달고 미리 올라가긴 했지만 아무튼 그렇다는 얘기.
- 왕비에 샤를리즈 테론, 스노우화이트에 크리스틴 스튜어트라는 캐스팅은 적어도 내 이미지로는 이 이상 더 적합할 수 없다 할 정도로 딱 들어맞는 느낌이었는데 과연 우리 테론느님께서는 여전히 엄청난 카리스마와 사람같지 않은 미모를 뽐내 주신다.
- 크리스틴 스튜어트 얘기는 좀 나중에 하기로 하고 암튼 왕비의 비중이 상당히 큰 영화였는데 결말이 싱겁게 나 버려서 과연 3편까지 이어진다는 후속편들은 대체 어떻게 찍을 생각인지 좀 의문스럽기도 하다. 왕비의 암울했던 유년기를 그린 프리퀄 같은 게 나온다면 재미날 것 같기는 한데, 아마 스노우 화이트 세이브 어스 러브 앤 피스 이런 식으로 나갈 것 같아서 좀 불안하기는 하다.
- 이런 류의 영화들에서 옷 이쁘장하게 잘 뽑아내기로 소문난 콜린 앳우드 여사가 의상을 맡아서 의상 파트 쪽으로 기대가 굉장히 컸는데 이블퀸이나 조역들의 의상은 꽤 맘에 들었던 반면에 스노우 화이트 의상은 아무래도 좀 갸우뚱하게 된다. 난 사실 얼마전에 미러 미러(백설공주) 의상을 유작으로 남기고 사망한 이시오카 에이코의 좀 과도하게 전위적인 스타일의 의상보다는 블록버스터에도 위화감 없이 잘 어울리는 콜린 앳우드의 의상을 더 좋아하는데, (영화 완성도와는 별개로 옷만은 참 이뻤던) 팀 버튼 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까지 굳이 갈 것도 없이, 최근작인 다크 섀도우 의상들보다도 임팩트가 좀 처지는 느낌.
- 아니 일단 기나긴 스탭롤 빼고도 거의 두시간 육박하는 영화에서 여주 격인 스노우 화이트가 걸치고 나오는 옷이 딸랑 네 벌이다. 더 웃기는 건 이 네 벌 중에 처음 입고 나오는 옷을 1시간 30분 이상 입고 있는다는 사실. 워낙 의상 쪽으로 기대를 많이 하고 봤기 때문에 캐릭터들 옷을 유의깊게 봤는데 대충 초기 드레스 90분->수의(?) 10분 남짓->플레이트 메일 15분->엔딩 드레스 5분도 채 안 됨. 이런 식이다.
- 저 초기 드레스가 쑥색이라 일단 때깔이 참 안 나오는데, 이건 뭐 영화 자체가 극히 일부 씬을 제외하면 색감이 워낙 모노톤에 가까운 물건이라 원색을 쓸 수 없었기에 그런가보다 하겠는데 가장 용서할 수 없는 게 스커트를 찢어냈더니 그 안에 골덴바지를 입고 있었다는 사실. 아놔 그나마 크리스틴 스튜어트 정도 되니까 아주 이상하진 않은데 그래도 골덴바지라니 이게 무슨 소리요.
- 내가 영화 끝나고 골덴바지 너무 싫었다고 막 뭐라 했더니, 지인이 골덴바지 아니지 않나 레깅스 내지 코듀로이 재질 같은데 어쩌고 그러던데 코듀로이 재질이 골덴바지잖은가. 코듀로이라고 고급스럽게 표현한다고 골덴바지인 것이 골덴바지가 아닐 수 있겠나.
- 도입부부터 클라이막스 직전까지 거의 대부분의 컷들의 도주 시퀀스의 연속으로 이뤄지는 탓에 옷을 갈아입고 자시고 할 계제도 아니다. 여주인공이 이렇게 한시간 반 동안 물에 빠진 생쥐 차림으로 골덴바지 입고 스크린을 누비는 건 리얼리티 쪽으론 평가해줄 수 있을지 몰라도 미학적으로는 참 쫌 그랬다.
- 뭔가 영화 얘기는 없이 골덴바지 얘기만 줄창 하고 있는 느낌인데, 사실 딱히 할 얘기가 없다. 이게 백설공주 원전이라기보다는 영웅담 스타일로 대폭 각색이 되어 있는데, 또 사과라든가 거울이라던가 키스라던가 등등 원작의 요소들을 굳이 끼워넣으려 하다 보니 좀 무리스러워보이기도 했다. 대충 백설공주로 시작해서 반지의 제왕을 거쳐 잔 다르크로 끝나는 그런 느낌.
- 그래도 보통 백설공주 거울이라 하면 좀 메르헨틱한 디자인이 대부분인데, 황동판 거울에서 망토 듀랄 오라클이 튀어나오는 건 상당히 신선했다. 뭔가 금종범스럽기도 하고.
- 왕비로 열연한 샤를리즈 테론 얘기로 돌아오자면, 이 아줌씨가 원래 되게 우아하고 기품있는 마스크라서 이런 그늘진 악역이 기본적으로 어울리는 데다가 이 영화에선 더 눈물겨웠던 게 수하들이 죄다 쪼다 천치다.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어서 결국은 직접 마법 부려 가면서 본인의 빠와를 소진해야 하는 안타까운 메인 악역. 동생이라고 하나 있는 게 그나마 최측근인데,(샘 스프루엘) 영화 보면 알겠지만 고문관도 이런 고문관이 없다.
-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특급 미모의 마스크에 비해서 연기력은 볼 꺼 없기로 소문난 배우인데, 그래도 그냥저냥 평타는 친 거 같다. 중간중간 목청 높여야 하는 씬들이 좀 있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꽤 잘 질러대더라. 뭐 사실 연기 쪽으론 기대치가 워낙 낮았던 데다가 이거 보기 전날 성유리의 부끄러운 연기를 보고 나서 상대적으로 괜찮아보였던 건지도 모르겠다만.
- 초반부에 스노우 화이트가 주기도문을 외는 씬이 나오는데 난 아직도 대체 이게 왜 들어간 건지 알 수가 없다. 컨셉 설정이 기독교적인 세계관과는 거리가 멀고, 뭔가 하이랜더들이 종횡무진하는 켈트 문화권 내지 북구 신화 쪽에 기반한 배경으로 보이는데 갑자기 주님을 왜 찾는 건지...이게 극초반에 나오는 장면이라 설마 예수 찬양 영화로 가는 건 아니겠지 불안했었는데 다행히 그런 건 전혀 아니었다.
- 하이랜더 언급하기도 했지만 헌츠맨으로 나오는 크리스 헴스워스는 스코티쉬 억양을 구사하는데 뭔가 좀 어색한 느낌. 어벤져스를 두 번 봐서 그런가 최근까지도 망치 휘두르는 데만 익숙해져 있다가 갑자기 도끼를 들고 공주 보디가드를 하고 있으니 영 안 어울려 보였다.
- 판타지 세계관이다 보니 중간에 에너미 크리쳐로 트롤이 등장하는데, 이 트롤이 올초에 봤던 일제 CG 애니메이션 '프렌즈 몬스터섬의 비밀' 주인공이었던 나키랑 완전 똑같이 생겨서 혼자 한참 쿡쿡거렸다.
- 암튼 스노우 화이트는 고동색(..은 사실 미화시킨 언어고 영화 보면서 든 생각은 영락없는 똥색) 골덴바지 차림으로 끝없는 도주 끝에 난쟁이들과 조우해 생츄어리(자막으로는 성소)를 찾게 되는데 전반적으로 모노톤으로 점철됐던 영화 중에서 유일하게 총천연색이 깔리는 파트가 바로 이 부분. 영상미가 뛰어나긴 했는데 여기서도 갑자기 화살 날아오면서 전투씬으로 돌변하는 통에 좀 정신이 없었다.
- 영상에 비해 시나리오는 좀 맘에 안 드는 편이었는데, 그래도 나름 괜찮게 느껴졌던 건 스노우화이트와 남캐들간의 로맨스 라인을 아예 원천봉쇄하고 있다는 점. 덕분에 영웅담으로써의 정체성은 잘 유지되고 있다.
- 로맨스가 결여되어 있기는 하지만 키스를 통해 죽음에서 부활한다는 원작의 주요 에피소드는 꼭 살리고 싶었는지 영화에도 포함되어 있는데 주요 남캐 둘 다 키스를 하는 것만 봐도 역시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어장관리의 아이콘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더불어 난 굳이 연애질 쪽으로 잇는다면 오사나나지미 격인 윌리엄일 꺼라고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헌츠맨 뽀뽀가 약뽀뽀.
- 끝부분 전투씬이 사실 이 영화의 주제를 담고 있는 파트인데 영 매가리가 없다. 난쟁이들만 용써가면서 침투조로 활약하고 정작 공주와 떨거지들은 그냥 숟가락만 얹은 꼴, 거기다 초반부에 헌츠맨이 공주한테 템 하나 주면서 의미심장하게 던졌던 대사 한 토막이 누구나도 뻔히 예상할 만한 복선으로 작용하는 통에 마지막 왕비 vs. 공주 격투씬마저도 시시껄렁하게 끝나 버려서 더 허망했다. 좀 초중반부 도주 시퀀스 진중하게 찍었던 것처럼 전투 파트도 공 좀 들였으면 훨씬 나은 영화가 될 수 있었을텐데.
- 난장이들은 좀 특이했던 게 7명이 아니라 8명이고 부자(父子) 난쟁이까지 존재한다. 난쟁이들 중에 눈에 띄었던 얼굴이 토비 존스였는데, 토비 존스가 좀 난쟁이에 잘 어울리는 풍모를 지니고 있긴 하지만 토비 존스 정도 짬 먹고 저런 난쟁이 배역까지 해야 되나 싶기도 했다. 그게 난쟁이들 중에도 좀 주요 난쟁이가 따로 있고 아예 단역 난쟁이가 있는데 토비 존스는 이게 또 단역 쪽인지라. 그 밖에 스탭롤 보니깐 닉 프로스트도 난쟁이 중 한 명으로 나왔던데 영화 보면서는 전혀 몰랐다. 역시 토비 존스와 마찬가지로 주요 난쟁이는 아니었던 모양.
- 사실 이 영화에서 난쟁이들은 미러 미러에서의 난쟁이들과는 달리 캐릭터 각각으로 존재한다기보다는 뭔가 거듭된 억압에 견디다 못한 노동자 계층이 새로운 리더를 통해 체체 전복을 꾀하는 그런 상징적인 의미가 강하다고 해야 할까, 이런 류의 서사물에선 꼭 있어야 할 하드워커들이다. 주인공 혼자 다 해치우면 그건 슈퍼히어로물이 되어 버리니.
- 백설공주와 '사냥꾼'인데 왜 사냥꾼 얘기는 이렇게 없나요 한다면, 진짜 딱히 할 얘기가 없다. 상기 언급했듯이 스코티쉬 억양 쓰고 도끼 좀 휘두르는 거 외엔 원체 평면적인 캐릭터라서 그냥 토르가 묠니르 대신 핸드액스 들고 육탄전 벌이는구나 정도 외에는 별 생각이 안 든다.
- 이게 유니버설 쪽에서 나름 많이 공들인 작품인 데다 3부작 구성이라는데 1편이 이 모양으로 좀 어설프게 끝나 버려서 대체 2편, 3편이 어떤 노선으로 진행될런지 도무지 짐작도 안 간다.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이런 (로맨스물도 아닌) 블록버스터 시리즈물의 원톱을 맡아 이끌어 나가기엔 매우 무리가 있어 보이는데, 샤를리즈 테론은 어찌되는 건지도 모르겠고 암튼 설정 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으니 후속작들은 깔아놓은 설정들 잘 회수해서 좀 더 나은 물건으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by Lucier | 2012/06/02 17:13 | Movie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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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Snow White and the Huntsman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은 몇 달 전 앞서 개봉된 또 다른 백설공주 영화인 [백설공주]에 비해 적어도 서너 배쯤은 더 큰 야심을 품은 작품이다. 말하자면 영화는 온 세상이 다 아는 예쁘장한 이야기를 가져다가 [반지의 제왕] 내지는 [왕좌의 게임] 식의 묵직한 판타지 서사물의 화법을 빌려 심각하기 이를 데 없는 궁중 암투극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굳이 블록버스터 제작자들의 상술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러한 접근법은 제......more

Commented at 2012/06/06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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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Lucier at 2012/06/06 11:42
방문 감사드립니다. 간간이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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