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A
데스크탑이 두 대가 있는데 주력으로 쓰던 놈이 뻗은 게 대충 한 열흘 전. 9년 된 놈이랑 6년 된 놈이 있는데, 사실상 9년 된 놈은 호흡기 뗀 지 오래된 상태였고 막 양쪽에서 그나마 쓸만한 것들 추려서 합치고 램만 좀 확장해서 쓰고 있었는데 이번엔 하드 스마트 에러가 난 거라 한마디로 시망.

도저히 이 쇳덩어리들한테 더 돈을 들이고 싶지 않아서 에라 쓸만큼 썼다 R.I.P 하고선 데스크톱을 새로 맞춘 게 일주일쯤 됐는데, 가장 빡치는 건 역시 아이튠즈 DB 작업 해 놓은 게 다 날라간 거랑 주다스프리스트, 아이언메이든, 화이트스네이크 공연 가서 사진 찍은 거 소멸. 아 진짜 사진은 어디 클라우드 같은 데라도 올려놨어야 되는데 하필 디카에서 싹다 지운 지 며칠 안 되서 하드가 뻑날 줄이야.

저 할배들을 다시 모셔올 수도 없으니 날아간 건 그냥 날아간 거고, 아이튠즈 DB는 다시 작업을 해야 되는데 그냥 리핑이야 뭐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라고 자기 전에 한두 장씩만 해도 언젠간 컴플리트되겠지만 가사랑 작곡가 등 넣어놓은 건 뭐 어찌할 도리가 없다. 뭐 사설업체에 맡기면 HDD 복구될런지도 모르겠는데 또 그러기는 좀 뭐해서 그냥 툴툴대면서 짬짬이 눈에 보이는 CD들 위주로 다시 넣고 있는데 어제오늘 해서 8장을 넣었다.

자우림 1집, 김종서 2집, 클레오 1집, 클레오 2집, 이정현 2집, 이정현 4집, 박정현 3집, 건즈앤로지스 3집 이렇게 리핑하고서 일단 가사만 좀 넣고 확인차 대충 시작, 중간, 끝 찍어서 들어보고 있는데, 총장미 3집 마지막 곡인 COMA에서 잡음이 엄청 심한 거다.

대충 러닝타임 3분 좀 되기 전 타이밍에 왓 더 퍽 이즈 고잉 온 갓댐 잇! 에서 슬리핑 파더 앤 파더 어웨이 사이에 심장 박동소리 같은 베이스음 나오면서 쉬는 구간이 있는데 여기서 무슨 판 튀는 소리가 막 후라이팬에 달걀스크램블 지지듯이 나는 거라. 어라 이게 왜 이러지 하고 CD를 다시 넣어서 들어 보니 아무 이상 없이 재생이 잘 된다. 그래서 16번 트랙 COMA만 다시 집어넣고 확인해 보니 이번엔 4분쯤부터 튀는 소리가 나는데 튀는 분량이 30초에서 한 1분 정도로 더 늘어났다. 아니 이게 대체 왜 이래 하고 너댓번을 다시 넣어 보니 넣을 때마다 튀는 대목이나 분량이 계속 미묘하게 달라진다.

이게 상황이 되게 애매한 게, 기본적으로 내가 보유하고 있는 CD는 90% 이상은 신품으로 구매한 데다 최근엔 리핑만 뜨고 바로 랙크에 진열되지 오디오 기기에 들어갈 일이 거의 없기 땜시로 CD가 이렇게 튈 일이 없는데 이 건즈 앤 로지스 Use Your Illusion 1 앨범은 내가 갖고 있던 게 아니라 지인한테 받은 거. 아니 원래 나도 갖고 있었는데 라이센스판이라 두 곡이 짤려 있어서, 수입판을 입수한 다음에는 삭제 트랙 있는 라이센스판은 다시 들을 일 없겠다 싶어서 딴 사람 주고 수입판만 남아 있는데 이게 지금 보니 디스크 상태가 영 황이네.

대충 자주 듣는 것들만 해도 몇백장은 넣어야 할 텐데, 넣으면서 전곡을 다 들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런 케이스야 뭐 빙산의 일각이겠지만, 일각도 어쨌든 짜증나는 건 짜증나는 거. 근데 잘 이해가 안 가는게 그냥 CD로 재생하면 아무 이상없이 깨끗하게 잘 나오는데 리핑만 하면 잡음이 생기는 건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 아오 진짜 COMA 가사마따나 What the fuck is going on God Damn it 일쎄.

첨엔 하도 오랜만에 듣는 거라 이게 잡음이 연출인 건가 싶었는데 연출이 이렇게 과도할 리가 없지. 디스크 표면 좀 막 갈고 트레이에 넣는 각도 조금씩 바꿔 가면서 계속 리핑해 보니 제일 결과 좋았던 게 잡음 한 3초 정도까지로 줄기도 했는데, 연대만 잘 맞으면 깔끔하게 들어갈 꺼 같으니 일단 이건 어떻게든 끝장을 보고 다음에라도 상태 안 좋은 디스크들은 리핑할 때 신경 좀 써 가면서 떠야겠다. 코마 리핑하다가 내가 혼수상태에 빠지겠네 아오 빡쳐.

..문제는 이게 메탈 앨범들 리핑하다 보면 10분 넘어가는 곡들이 수두룩한데, 이걸 넣으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죄다 들어볼 수도 없으니 100% 깔끔하게 확인할 수가 없다는 거. 집에서야 CD로 듣는다 쳐도 외부에선 아이팟으로 들어야 되는데 듣다가 생각지도 않게 이렇게 판튀는 소리 나면 스트레스 장난 아닐 것 같다.

암튼 20세기 때부터 CD 리핑 징하게 해 왔지만 이런 경우는 첨이라서 막 공황장애 올 것 같다. 아니 디스크를 아예 못 읽어서 안 떠지는 경우는 있어도, 디스크로 재생하면 멀쩡한데 리핑하면 할 때마다 막 파트도 달라지면서 판이 튀는 건 무슨 조화란 말인가.
by Lucier | 2012/06/01 22:06 | Music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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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2SNAKE at 2012/06/01 22:49
근데 제 경우엔 아이튠즈 리핑에서 그런 경우가 좀 있어요.
저도 CD리핑한 몇 몇 곡들 중에... 곡 중간에 1~2초쯤 맛이 간 앨범이 몇 개 있네요.
제 경우엔 갑자기 지직~ 하더니 소리가 사라지고 2초쯤 있다가 다시 나타남;;;
그래서 프로그램이 원래 그런갑다~ 싶었는데...

물론 여타 리핑프로그램도 불안정성이 있는 건 마찬가지지만요... 쩝 아무튼 말씀대로 다 들어볼 수도 없고;;
Commented by Lucier at 2012/06/01 23:43
저 예전에 드림씨어터 옥타배리움 앨범 사서 바로 리핑하다가 무음부가 있었는데 알고보니 초판 물량이 다 불량이라면서 리콜해 준 적이 있고, 윤하 썸데이 앨범도 신품 뜯어서 리핑하는데 음이 막 튀어서 교환받은 적 있는데 그럼 윤하 판 같은 경우는 아이튠즈 문제일 수도 있겠네요.

근데 제가 지금껏 아이튠즈로 리핑했던 CD만도 1,000장 단위로 갈 텐데 이런 식으로 특정 트랙만 과도하게 음이 튀는 건 처음이라 엄청 당황스럽네요. 아니 디스크가 손상돼서 특정 트랙이 재생 불량인 거야 당연히 그럴 수 있는 건데, 그러면 CD 재생으로도 안 나와야지 CD는 잘만 나오면서 MP3 파일만 튄다는 게 이해가 안 가서 말이죠.

암튼 열번까진 아니고 한 7~8번 다시 넣었더니 안 튀고 제대로 잘 나오네요. 덕분에 다른 트랙까지 확인해 본답시고 유즈 유어 일루전 1 한 시간도 넘어가는 거 다 들었는데 간만에 들으니 꽤 좋네요.ㅎㅎ
Commented by arbiter1 at 2012/06/02 11:25
제가 취미녹음작업을 하는데 안드로이드 폰에서도 가끔 mp3를 그런 식으로 읽더군요... 기기가 그런건가 컴터에서는 잘만 재생되는데 폰에서만...
Commented by Lucier at 2012/06/02 17:25
AAC나 웨이브로 떠도 그런 건지, 나중에 동일 증상 발생하면 테스트 한 번 해 봐야겠네요.

CD도 처음 나왔을 땐 거의 반영구적인 재생매체라고들 생각했었는데, 이젠 20년 넘어가는 것들도 생기고 하고 보니 옛날 CD들은 쫌 불안불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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