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위한 노래
- 타이틀 : 아버지를 위한 노래(This must be the place)
- 감독 : 파올로 소렌티노
- 개봉 : 2012년 5월 3일
- 주연 : 숀 펜
- 조연 : 프란시스 맥도맨드, 이브 휴슨, 케리 콘돈, 해리 딘 스탠튼, 쥬드 허쉬
- 까메오 : 데이빗 번
- 러닝타임 : 118분

- 기대도 : 7
- 만족도 : 8
- 씨네큐브 광화문

- 이 영화가 음악영화인 줄 알고 보러 갔던 데는 아무래도 국내 타이틀이 한 칠팔할 정도의 역할은 했다고 보여진다. 아버지를 위한 '노래'인 데다 포스터엔 기타마저 뚱기고 있으니 당연히 그런 줄만 알았는데 의외로 전형적인 로드무비. 주인공이 왕년의 인기 락커라는 설정에 깔리는 음악들이 훌륭하기는 하다.
- 숀 펜이 매우 출중한 배우임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주지된 사실이지만, 사실 난 숀 펜 출연작들 치고 별로 재미나게 본 기억이 없다. 그나마 국내에선 제일 흥했던 듯한 나는 지대공미사일이다(...)부터 해서 데드맨 워킹, 미스틱 리버, 밀크에 최근작이라면 트리 오브 라이프까지 작품성 좋은 영화들인 건 인정하겠는데 재미났었느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좀 글쎄올시다인지라.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아버지를 위한 노래를 보고 나서 역시 숀 펜의 연기력이 톱클래스임을 새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특히 발성 면에서 가히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 주며 얼마전 은교에서 봤던 박해일의 어거지로 그렁그렁대는 발성과는 에베레스트와 마리아나 해구 정도의 격차를 느끼게 했다. 딱히 박해일 까자는 의도는 없고 그냥 숀 펜이 쩐다는 얘기.
- 사실 전에도 몇 번 얘기한 적이 있는 걸로 기억하지만, 난 메쏘드 액팅을 딱히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메쏘드 액팅도 이 정도 경지에 이르면 좋고 싫고를 떠나서 그냥 감탄하게 된달까. 바꿔 말하면 이 정도 역량 되는 배우 아니면 메쏘드 액팅은 좀 자제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기도.
- 숀 펜 영화들이 작품성은 뛰어나도 재미는 대체로 좀 없었다고 했지만, 이 영화는 제법 흥미로웠다. 적어도 내가 본 숀 펜 출연작들 중엔 가장 재미나게 봤음. 단순한 회고적 성격의 음악영화로만 생각했다가 로드무비 복수극이라서 더 재미를 느꼈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연출이 잔잔하면서도 등장인물들 캐릭터도 잘 살아있어서 충분히 기대했던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 다만 타이틀이 왜 아버지를 위한 노래로 둔갑했는지는 좀 의문. 딱히 이 타이틀이 맘에 안 들어서라기보다는 원제인 This must be the place 가 스토리텔링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의미심장한 텍스트였던지라 그냥 그대로 쓰는 편이 훨씬 나았을 것 같다. 또한 디스 머스트 비 더 플레이스는 왕년의 슈퍼그룹 토킹헤즈의 노래 제목이기도 한데, 토킹헤즈의 프론트맨이었던 데이빗 번은 음악감독으로 참여했고 실제로 영화 내에서도 데이빗 번 본인으로 출연해 디스 머스트 비 더 플레이스를 부르기도 했다.
- 아니 뭐 또 이게 막 와이드 개봉을 했다거나 흥행기대작이라서 영문 타이틀을 쓰면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던가 이런 거면 그래도 이해를 하겠는데 애시당초에 찾아서 볼 관객 아니면 존재 자체도 모를 영화인데다 전국에 상영관이라곤 딱 하나 있는 말그대로 단관개봉인지라 별로 그랬을 것 같지도 않고.
- 보통 잘 만든 로드무비들이 보통 명대사가 많기는 하지만, 대사들이 아주 멋지다. 숀 펜이 음울하면서도 가볍게 쇳소리가 섞인 톤으로 내뱉으니 더더욱 분위기 있어 보이기도 했다. 이게 숀 펜의 기존작들을 보면 전혀 이런 목소리 내는 양반이 아닌데, 어찌 이렇게 발성 자체를 아예 바꿔 버릴 수가 있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
- 조연들의 연기도 흠잡을데 없이 모두 훌륭한데, 특히 숀 펜의 아내로 분한 프란시스 맥도맨드가 개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근데 이 아줌씨도 뭐 사실 원체 연기 쪽으로는 일가를 이룬 분이라 딱히 연기가 좋았어요 어쨌어요 논하기도 좀 그렇긴 한지라. 그냥 당연히 저 정도는 할 사람이지 그런 느낌.
- 여담이지만 씨네큐브에서 가끔 영화를 보게 되는데, 잡소리가 없어서 참 좋다. 특히나 이런 잔잔한 영화를 볼 때 상영관에서 터져 나오는 온갖 잡음들은 정말 신경을 박박 긁게 마련인데, 일단 음식 반입을 금지시키니 부스럭부스럭 쩝쩝대는 소리 없어서 좋고, 관객(..이 애초에 별로 없긴 하지만)들도 대개 쥐죽은 듯이 보는지라 몰입이 잘 된다. 사실 이게 당연한 건데 당연한 게 아니게 되어버렸으니.
- 상기 언급했지만 전국에 상영관이 씨네큐브 딱 하나다. 지방 거주자들은 보려면 상경하라는 건지. 보통 이렇게 단관개봉하면 꽤 장기상영하는지라 대충 다음달 중순 정도까지는 틀 것 같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 번 챙겨봐도 괜찮을 듯.
by Lucier | 2012/05/28 13:53 | Movi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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