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엣
- 타이틀 : 듀엣
- 감독 : 이상빈
- 개봉 : 2012년 4월 19일
- 주연 : 고아성, 제임스 페이지
- 러닝타임 : 96분

- 기대도 : 6
- 만족도 : 5
- 씨네코드 선재

- 코미디 영화도 아닌데 이렇게 웃기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올해 본 영화들 중에 개인적으로는 제일 웃겼는데, 혼자 봤으면 신나게 웃어제꼈을 것을 뒷줄에 다른 관객 두 분이 계셔서 미친놈 취급 받을까봐 내내 그냥 피식거리면서 봤다.
- 사실 지인 한 명이 원스 느낌 물씬 풍기는 로맨스물이라기에 음악 좀 괜찮냐고 물어보니 어 음악도 괜찮아 이러길래 영화가 이상해도 원스 비슷하면 음악만 들어도 티켓값은 하겠지 싶은 기분으로 본 건데, 음악은 과연 나쁘지 않았던 반면에 영화는 무슨 학부생 졸업작품 마냥 엉성하기 짝이 없었다.
- 아니 첫사랑, 상실감, 꿈을 찾아 떠나는 여행 이런 것들을 소재로 그린 로맨스물인데 이건 뭐 감정이 동하는 건 정말 일그램도 없고 그저 영국 풍광 구경하는 영화다. 이거 진짜 영국 관광청에서 지원해서 만든 홍보용 영화 아닐까 생각했을 정도. 스탭롤 Thanks to에 영국문화원장 이름이 있었고, 포스터에도 커멘트를 넣은 걸 보니 금전적 지원은 아니더라도 뭔가 영국측에서 서포트 좀 줬을 것 같기도 하다.
- 괴물로 제법 얼굴을 알렸던 고아성이 주연인데, 정말 실소가 터져 나올 정도로 연기를 못한다. 그냥 일반인 아무나 트레이닝 좀 시켜서 바로 투입해도 저 정도는 하겠다 싶을 정도. 이게 영어로 거의 대부분의(90% 이상) 대사를 치다 보니 발음에 신경 쓰느라 더 어색해진 것 같다.
- 상대역으로 제임스 페이지라는 영국 청년이 나오는데, 생긴 건 참 깔끔하게 잘 생겼다만 얘도 역시 연기는 그냥 일반인이다. 로맨스물에서 남녀 주연이 이 모양이니 영화로써의 완성도는 굳이 더 부연할 필요도 없겠다.
- 각본도 딴 거 없이 그냥 로드무비다. 로드무비라고 해서 뭔가 여정을 통해 스토리가 전개된다던가 이런 게 전혀 아니다. 말그대로 로드(road)를 이동하는 무비라서 로드무비다. 런던 도착해서 글래스톤베리 보러 갔다가 리버풀 들러 애비로드 한 번 찍고 스코틀랜드 거쳐서 아일 오브 스카이까지 가서 텐트 치고 야영하면서 쌩뚱맞게 한 번 끌어안고 런던 복귀해서는 질질 짜면서 찢어진다.
- 내가 딱히 원스를 막 써킹하고 그런 건 아니지만, 원스랑 비교하기엔 너무나 미안해지는 퀄리티. 그냥 영국 관광 프리뷰 하나 본다는 기분으로 즐기는 편이 차라리 마음편하겠다.
- 어찌저찌해서 영국 몇 번 다녀온 적이 있는데, 맨날 런던(..에서도 북부)에서 축구 보고 술만 빨다 온 기억밖에 없어서 영국 타 지역 구경하는 재미가 나쁘진 않았다. 그 와중에 깨알같이 스쳐지나간 안필드에서는 결국 낄낄대기도 했다. 스탭롤 로케이션 협찬에 안필드도 나오더라.
- 음악 비중이 굉장히 큰 영화인데, 각본이 워낙 허술하다 보니 제법 괜찮은 수준의 삽입곡들이 전혀 영화에 녹아들지를 못한 채 붕 뜬 느낌이 난 건 아쉬웠던 점. 근데 시나리오가 이래서야 그 어떤 음악을 갖다붙여도 다 붕 뜰 꺼다. 요조, 무중력소년 등 홍대 인디씬의 실력자들이 곡을 썼고, 고아성이 직접 부른 곡도 몇 개 된다. 무중력소년은 작곡 뿐 아니라 전반적인 음악관련 디렉팅을 전담.
- 중간중간 텍스트로 깔리는 경구들도 그렇고, 뭔가 등장인물들 대사나 행각도 그렇고 엄청 오글오글거리는데 10대 후반~20대 초반 친구들이 보면 그나마 좀 감정적으로 동조할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한마디로 이거 군필 정도만 되어도 그냥 웃기는 영화.
by Lucier | 2012/05/12 02:06 | Movi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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