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메이커
- 타이틀 : 킹메이커(The Ides Of March)
- 감독 : 조지 클루니
- 개봉 : 2012년 4월 19일
- 주연 : 라이언 고슬링
- 조연 : 조지 클루니,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에반 레이첼 우드, 폴 지아마티, 마리사 토메이
- 러닝타임 : 101분

- 기대도 : 8
- 만족도 : 9
- CGV 명동역

- 원제는 디 아이즈 오브 마치(The Ides Of March)인데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는지 킹메이커라는 다분히 김종필스러운(...) 타이틀로 개봉이 되어버렸다. 개인적으로는 거의 최악의 작명 센스로 여겨진다. 그냥 흔히 그렇듯이 정관사 독음만 빼서 아이즈 오브 마치하던가 직역해서 3월 15일, 혹은 의역으로 배신의 날 등 뭘로 했어도 킹메이커보단 나을 꺼 같은데.
- 아이즈 오브 마치라 하면 서양사에 관심 좀 있는 사람이라면 카이사르가 변을 당한 날을 떠올릴 꺼고 헤비메탈 좀 들었다 하는 사람은 아이언메이든 초기 앨범에 수록됐던 인스트루멘탈이 생각날 꺼다. 난 양쪽 다이긴 한데 일단 먼저 떠오르는 건 후자고, 뭐 사실 저 곡 자체가 카이사르 모티브 따서 만든 거니.
- 암튼 꽤나 기대작이었는데, 국내엔 늑장 개봉인데다 휴고 때처럼 또 CGV에만 단독으로 걸렸다. 롯데시네마라 메가박스는 안 되겠다 싶은 물건은 이제 아예 구매를 안 하는 건지 원. CGV만 VIP가 아닌데 요새 CGV 단독 개봉작들이 꽤 많아서 짜증...나는 것까진 아니고 뭐 그렇다는 얘기.
- 사실 이런 정치극은 국내에선 씨알도 안 먹히는 대표적인 장르 중 하나인데, 제이 에드가 같은 경우는 무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원톱으로 내세운 영화임에도 국내 개봉조차 실패한 체 BD/DVD 직행해 버렸고, 프로스트 대 닉슨 같은 웰메이드물도 처참하게 흥행에 실패했던 전력을 생각해 보면 아예 구매 단계에서 패스하는 것도 이해가 안 가는 바는 아니다.
- 쓸데없이 썰이 길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매우 괜찮은 영화였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할배 정도를 제외하면 인기 배우 출신 연출작에 대해서는 그다지 크게 기대하지 않는 편인데, 적어도 이 킹메이커만 봤을 때 조지 클루니는 상당히 잘 짜여진 연출력을 발휘했다.
- 브로드웨이의 유명 연극을 베이스로 제작된 시나리오라 각색이라 해야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일단 각본 자체가 속도감과 설득력, 박진감을 공히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요즘 시각적 효과나 출연 배우 파워를 내세운 영화는 많지만 각본 자체로 승부를 보려는 물건은 보기 드문데 간만에 아주 맘에 드는 각본이었다.
- 주연인 라이언 고슬링은 라이언 3인방(내가 맘대로 같다붙인 건데 라이언 필립, 라이언 레이놀즈, 라이언 고슬링) 중에 나이는 가장 어림에도 필모는 가장 알차게 쌓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드라이브가 그렇게 재밌다는데 어쩌다 보니 놓쳐버려서 작년에 못 본 영화 중 가장 아쉬운 물건. 여담이지만 미셸 윌리엄스랑 공연했던 블루 발렌타인이 쌩뚱맞게 늑장개봉하는 모양인데,(씨네큐브에서 트레일러 영상 나오더라) 이거 꼭 봐야지.
- 폴 지아마티,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마리사 토메이까지 굳이 연기 잘하네 어쩌네 부연할 필요도 없는 실력파 배우들이 조연으로 출연하는데, 특히나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의 배역 소화능력은 역시 놀라웠다. 이 아저씨처럼 무슨 역을 맡겨도 맞춤 양복마냥 자연스러운 배우도 거의 없을 꺼다.
- 영화는 그리 길지 않은 러닝타임이긴 하지만, 템포가 매우 스피디하고 박진감이 넘친다. 다만 스토리텔링 과정에서 아무래도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미국 문화에 어느 정도 소양이 있으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뭐 몰라도 무방할 정도긴 한데, 적어도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책 기조라던가, 대의원 싹쓸이가 키포인트로 작용하는 미국식 선거제도, 그리고 로베르토 클레멘테가 뭐하던 사람인지 정도를 알고 있다면 딱히 고개 갸우뚱하는 일 없이 감상할 수 있을 듯. 사실 중간에 조지 클루니가 라이언 고슬링한테 클레멘테 드립을 치는데, 같이 본 친구가 클레멘테가 뭐냐고 물어보는지라 도중에 구구절절 설명할 수도 없고 해서 그냥 야구선수라고 했더니 갑자기 야구선수 얘기가 왜 나오느냐고 해서 그냥 닥치라 하고 나중에 설명해 줬다.
- 에반 레이첼 우드는 실제로 매우 예쁜 마스크를 보유한 배우이고, 이 영화에서 맡은 캐릭터도 치명적인 매력을 뿜어내줘야 마땅한 배역인데, 어째 기존 출연작들에 비해선 그 미모가 어째 덜 빛나 보이는 느낌이었다. 아니 이쁘긴 이쁜데 아무리 봐도 미성년자론 안 보이는지라. 중간에 라이언 고슬링이랑 서로 몇 살로 보이느냐고 노닥거리는데 라이언 고슬링이 서른이라고 할 때는 아무런 이질감이 없었건만 에반 레이첼 우드가 스무살이라니 나도 모르게 으잉 해 버렸다.
- 뭐 상영관 수도 애시당초 매우 적었고, 한 일주일 겨우 걸렸다가 다 내려간 분위기라 딱히 스포일러의 우려는 없을 것 같지만 구체적인 스토리는 패스. 암튼 이런 류의 정극 현대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중에라도 기회가 되면 꼭 챙겨 보기를 권한다. 이상주의자가 현실에 굴복해 타협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자신이 추구하던 이상에 더욱 가까워지는 어찌 보면 좀 진부한 리얼리즘을 묘사했는데, 사실 뭐 이 정도면 충분히 훌륭한 완성도다. 배우들의 연기도 흠잡을 데가 없고, 어딘가 모르게 약간 여운이 남는 결말부도 맘에 들었다.
by Lucier | 2012/05/09 22:00 | Movi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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