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악몽
- 타이틀 : 멋진 악몽(ステキな金縛り)
- 감독 : 미타니 코키
- 개봉 : 2012년 4월 19일 예정
- 주연 : 후카츠 에리, 니시다 토시유키
- 조연 : 아베 히로시, 타케우치 유코, 쿠사나기 츠요시, 아사노 타다노부, 나카이 키이치, 시노하라 료코, 후카다 쿄코
- 러닝타임 : 142분

- 기대도 : 6
- 만족도 : 6
- CGV 압구정

- 사전 정보 없이 지인이 티켓을 줘서 보러 갔었는데 딱 상영관 들어가니까 여성관객이 90% 쯤 되는 것 같아서 약간 공황상태. 올초에 프렌즈 자막판 보러 갔다가 스맵 빠순분들 수백명 틈바구에 끼었을 때만큼은 아니지만, 남자가 없어도 너무 없어서 이거 설마 무슨 부녀자(...) 계열 영화인가 의심했을 정도.
- 다행히 그런 영화는 아니었고, 패전무사 유령을 법정에 증인으로 세운다는 나름 참신한 소재에다가 초중반까지는 연출도 제법 짜임새가 있어서 나쁘지 않은 느낌이었는데, 중반 이후 이상하게 삐딱선을 타면서 일본 영화 특유의 낯간지러워지는 전개와 지나치게 긴 러닝타임 탓에 다 보고 나서는 영 그저 그랬다.
- 근데 관객들의 피드백, 리액션은 정말 이보다 더 할 수는 없을 정도로 열렬했는데 와 진짜 스크린에 나오는 배우들이 무슨 대사 하나만 치면 다들 깔깔대고 손뼉을 쳐대고 난리도 이런 난리가 아니었다. 아니 나도 뭐 재미나고 그런 부분에서 쥐죽은 듯이 있는것보단 리액션 활발한 쪽을 선호하기는 하는데, 별로 웃기지도 않는 부분에서 다들 배를 잡고 자지러지니...좀 힘들었다. 아니 뭐 여고생이거나 그러면 콩알 굴러가는 거만 봐도 웃을 때라는 둥 해 가면서 그나마 납득하겠는데 인생 쓴 맛 다들 본 것 같은 아줌씨들이 어찌나 쾌활하게 웃어제끼는지.
- 영화 끝나고 스탭롤 올라갈 때 막 박수치는 것도 영화제 개막작 같은 데 빼고 일반 상영작 트는 와중에는 처음 봤다. 아니 물론 이게 일반 상영분은 아니고 미개봉작을 쇼케이스 형태로 유료관객 먼저 받은 거긴 한데 암튼 미타니 코키가 국내에서 이렇게 열렬한 추종자들을 거느린 감독인 줄은 이 날 처음 알았다.
- 출연진은 일본 영화 쪽은 그리 친하지 않은 내가 봐도 알아먹을 법한 사람들이 대부분일 정도로 호화판인데, 후카츠 에리 이 아줌마는 엄청 오래된 거 같은데 얼굴이 아직도 앳되 보인다. 일본의 박소현 쯤 되는 건가. 체형도 어찌나 호리호리한지 20대 초중반이래도 믿을 정도. 그 밖에도 아베 히로시, 다케우치 유코, 쿠사나기 츠요시(..라기보단 초난강이 익숙하지만) 등 유명배우들에 시노하라 료코나 후카다 쿄코 등 좀 과거의 인물들도 출연.
- 예전에 후카다 쿄코 꽤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난 여기에 후카다 쿄코 나오는 줄도 몰랐다가 영화 초반에 패미레스 서빙 직원으로 나오는게 아무래도 후카다 쿄코 같아서 저게 후카다 쿄코 맞나 계속 궁금해 하다가 그 이후로 다신 안 나오는 단역인데다 지나치게 가슴만 강조한 유니폼(마치 피아캐롯 같은) 등이 그냥 후카다 쿄코 닮은 무명인가보다 했더니 스탭롤 올라갈 때 진짜 후카다 쿄코라서 좀 충격.
- 소재는 참신한데, 영화 전체적인 페이소스가 매우 전형적인 일본식 코미디라서 호불호가 아주 극명하게 갈릴 물건이라 하겠다. 이런 류에 면역이 있고 즐겨 보는 사람이라면 최고의 영화가 되겠고, 특유의 손발 오그라드는 자잘한 전개들 못 견뎌 하면 142분이라는 러닝타임을 버텨내기가 쉽지 않을 꺼다. 근데 생각해 보면 이런 영화 굳이 챙겨 보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전자일 테니 결국 관람객들의 평은 좋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평론가나 기자 아닌 담에야 이런 류 꺼려 하는 사람이 일부러 찾아 보면서 깔 리도 없을 꺼고.
- 아니 나도 한 80~90분 무렵까지는 꽤 재미나게 보고 있었는데, 클라이막스 근처 가면서 심령 코미디물이었던 영화가 갑자기 쌩뚱맞게 탐정물 노선을 타면서 산만해져버렸다. 러닝타임도 140분이 넘어가는데 후반부가 초중반에 비해서 영 밀도가 떨어진다. 그냥 100~110분 정도로 러닝타임 조절하면서 깔끔하게 끝냈으면 좋았을텐데.
- 일본에서는 어마어마하게 흥행 성공했다는데, 국내에선 일본영화 애호가들한테는 통해도 일반 관객들한테는 먹히기 힘들 꺼라고 본다. 뭐 일본영화가 기본적으로 블록버스터보다는 이런 소품류의 물건이 완성도가 높은 경우가 많기는 한데, 암튼 난 보고 있자니 점점 후반부 갈수록 낮간지러워지는 씬들이 많아져설라무네.
- 사실 이날 관객들이 꽉 차고 반응이 열렬했던 건 감독인 미타키 코키와 주연 후카츠 에리가 무대인사를 왔던 탓인 것도 같은데, 두 분 다 아주 성의있게 코멘트도 쳐 주고 그래서 인상은 참 좋게 남았다. 다만 시간을 너무 잡아 먹어서 귀가할 때 교통편이 끊길 뻔 한 건 패스.
- 카메라도 안 들고 가고, 자리도 뒷쪽이라 멀긴 했지만 아무튼 한 컷 슬쩍. 난 미타키 코키라고 딱 들었을 땐 감이 안 왔는데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만든 감독이라더라. 암튼 나올 때 함성이 대단했다. 봉준호나 박찬욱 나올 때도 이렇게 열렬한 함성은 못 들어봤었는데. 드라마도 여럿 했다는데 뭐 일본 드라마는 안 키우는 고로 잘 모르겠고.
- 후카츠 에리는 목소리가 아주 그냥 사근사근한 게 조신한 느낌. 이 분 나 학생 때는 미스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결혼한 건가 모르겠다.
- 아무튼 개봉하고 나서 일반 상영분을 봤으면, 좀 더 제정신에 객관적인 감상평을 쓸 수 있었을 것도 같은데 이 날 정말 사방에서 사람들이 손뼉을 쳐 대고 호탕한 배꼽웃음이 판을 쳐서 도저히 차분하게 영화를 볼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다시 한 번 보고 싶지는 않고.
- 그래도 이번에 확실히 알았다. 트로픽 썬더나 번 애프터 리딩 같은 거 극장에서 볼 때 다들 조용한데 나 혼자 미친 듯이 웃어서 뻘쭘했다고 맨날 툴툴거렸었는데, 남들 아무도 안 웃을 때 혼자 웃는 편이 남들 다 웃을 때 혼자 못 웃고 있는 것보다 몇갑절은 더 정신건강에 좋은 것 같다.
by Lucier | 2012/04/14 19:45 | Movi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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