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고 3D
- 타이틀 : 휴고 3D(Hugo Cabret 3D)
- 감독 : 마틴 스콜세지
- 개봉 : 2012년 2월 29일
- 주연 : 아사 버터필드, 벤 킹슬리
- 조연 : 클로이 모레츠, 크리스토퍼 리, 마이클 스털버그, 레이 윈스톤, 사챠 바론 코헨, 주드 로
- 까메오 : 브라이언 셀즈닉
- 러닝타임 : 126분

- 기대도 : 9
- 만족도 : 10
- CGV 대학로

- 포스터에는 아카데미 5개 부문 최다수상이라고 적혀 있지만 실상은 아티스트에 노른자위는 다 뺏기고 기술부문을 독식하는 데 그친 휴고. 더 웃기는 건 국내에선 빌어먹게시리 CGV 단독 개봉이라 상영관이 몇 개 없다. 요즘은 엔간하면 CGV 안 가는데 뭐 어쩔 수 없이 대학로 CGV에서 감상.
- 광고영상 나오는 내내 신나게 떠들던 뒷줄의 남자애 둘 때문에 참 심난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저거 뉴욕 아니냐'라고 엄청 크게 소리치기에 '파리다 이 병신들아'를 속으로 곱씹으며 뒤돌아서 '영화 볼 때는 좀 조용히 하면 안 되겠니 다른 사람들 방해되잖아' 하고 총대를 멨더니만 큰 기대도 안 했는데 닥쳐 줘서 다행이었다. 뭐 중간중간 소곤대기는 하던데 그것까지 뭐라고야 못하겠으니.
- 도입부의 3D 연출이 압도적이다. 시작할 때 워낙 죽여서 기대도가 무지막지하게 커졌다가 중반부에는 그냥 평이해서 좀 실망하고 막판에 다시 터지긴 하는데, 아무튼 휴고 보려면 무조건 3D 상영분으로 봐야 한다. 이 정도 되면 티켓값 더 비싸도 뭐라 할 사람 아무도 없지.
- 사실 마틴 스콜세지의 가족영화라 하면, 뭔가 1+1=3 이런 것 처럼 명제 자체가 대단히 부자연스러운 느낌인데, 리들리 스콧의 최루성 로맨스물, 폴 앤더슨의 휴머니즘 감동극, 테렌스 멜릭의 슬랩스틱코미디 이런 식으로 어휘 자체가 그냥 안 어울린다.
- 그래서 영화 보면서도 '야 과연 스콜세지의 가족영화는 어떤 맛일까' 막 흥미진진했는데 초반부 대충 넘어가면서 이건 가족영화가 아님을 실감할 수 밖에 없었다.
- 그러니까 조르주 할아버지란 사람이 나오더니, 달에 탄환이 가서 박히는 영화를 봤다는 휴고의 회상담을 듣는 순간 뭐야 이거 달나라 여행 얘기잖아 생각했더니 진짜 달나라 여행이었던 거다. 한마디로 가족영화의 탈을 쓴 조르주 멜리에스 전기영화+헌정영화+영화 예찬극 정도 되는 지극히 스콜세지스러운 정극이다.
- 트레일러 정도 보긴 했지만 그 외엔 사전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로 보러 간 거라 조르주 멜리에스가 등장하는 순간 완전 뒷통수맞은 느낌. 그렇다고 뭐 기분나쁜 그런 건 전혀 아니고 되려 그럼 그렇지 스콜세지가 그냥 마냥 따뜻한 홈드라마 같은 걸 찍을 리가 있나 하면서 뭔가 안도감이 드는 느낌이었달까.
- 아티스트 감상평 쓸 때 소비 성향 컨텐츠의 완성도가 지극히 뛰어날 때는 딱히 뭐라 꼬집어서 써킹을 하기도 애매하다고 했었는데 이 휴고 역시 딱 그런 수준의 월등한 퀄리티를 뽐내는 영화다. 영화 자체에 대한 오마쥬라고도 할 수 있기에 특히 뭐 영화학도나 이런 사람들이 보면 거의 감동의 눈물을 흘릴지도.
- 대부분 주연이 아사 버터필드(휴고 역), 클로이 모레츠로 되어 있는데, 사실상의 주연은 조르주 멜리에스로 분한 벤 킹슬리라 할 수 있겠고 휴고가 스토리텔러겸 서브 주연, 클로이 모레츠는 메인 조연 정도 된다.
- 벤 킹슬리 연기는 뭐 흠잡을 데 없이 참 좋긴 했는데 이 아저씨는 딱 보면 일단 간디부터 떠올라서 영화 몰입에 약간 방해가 되기는 했다. 이거야 뭐 배우 책임이 아니라 내 탓이니 뭐라 할 건 전혀 없겠고.
- 영화적으론 딱히 언급하기도 송구스럽다. 촬영, 미술, 의상, 음악, 음향, 연출 할 것 없이 모조리 슈퍼퀄리티. 스콜세지 정도의 역량 되는 양반이 제대로 의욕을 가지고 자본까지 쏟아 부으면 이런 미친 물건이 나오는구나 실감했다는 정도로만 얘기하고 싶다.
- 영화 외적으로 얘기하자면 이 휴고 보면서 딱 떠오른 게 옛날 PS2로 나왔던 레벨파이브의 게임 다크 크로니클(국내 타이틀은 아마 다크 클라우드2로 나왔던가)이었다. 남주의 룩스, 서브 여주, 타운 배경, 주인공 아지트까지 그냥 전부 다크 크로니클스러운데다가 음악마저 다크 크로니클의 그것과 흡사한 분위기라 되게 신기했음. 설마 마틴 스콜세지가 다크 크로니클을 플레이...는 커녕 뭔지도 모를 텐데.
- 휴고 모자에 반바지에 뛰어다니는 폼새, 역사의 숨겨진 아지트, 공돌이적인 수집벽, 약간 연상에 키도 좀 더 크고 어른스러운 듯한 느낌의 여주까지 죄다 다크 크로니클의 소재 그대로라 아마 이 게임 해 본 사람 중에 휴고를 감상하게 된다면 나랑 비슷하게 느끼지 않을까 싶다. 주인공이 목에 카메라만 안 걸었을 뿐.
- 클로이 모레츠는 참 길쭉길쭉하면서 귀엽긴 한데, 이보다 더 길어지면 이제 슬슬 징그러울 것 같다. 스무살 쯤 되면 설마 막 6피트까지 자라고 그러는 건 아니겠지.
- 암튼 아티스트도 참 좋은 영화지만, 흑백 무성영화라는 특성상 만인에게 권하기는 좀 뭐한 감도 없지 않은데, 이 휴고는 정말 특이취향 아닌 담에야 누구나 재미나게, 감동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물건이니 내려가기 전에 필히 감상하시기를 강력히 추천. 그리고 꼭 3D로 봐야 한다. 3D 연출도 역대 최고 수준.
- 내리기 전에 어디 화면 크고 한적한 데서 한 번 더 보고 싶기는 한데, 이게 CGV 단독 상영이라 이런 조건 만족하는 데가 떠오르질 않는다. CGV는 대부분 관객들이 좀 북적대는 편이라. 용산은 늘 많고, 영등포 같은 데 조조로 보러 가면 사람 좀 없으려나. 압구정은 사람은 적을 텐데 스크린이 또 X만하고.
by Lucier | 2012/03/11 19:48 | Movie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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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2/03/19 01:2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Lucier at 2012/03/23 02:38
간디 영화에서 간디로 나왔더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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