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 핼포드
주다스 프리스트의 마지막 월드투어 한국 공연이 바로 내일이다. 이번엔 휴일이기도 하고 게스트로 임재범(with 디아블로)이 나온다니 08년 공연 때보다는 관객이 많이 들 것 같긴 하다.(크래쉬도 게스트로 나오는데 굳이 크래쉬 보러 따로 올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고)
전세계 국적불문 장르불문 솔로/밴드 불문하고 모든 아티스트의 티켓을 죄다 단일화시키는 인터파크의 위엄. 세상에 주다스프리스트 티켓이랑 테일러 스위프트 티켓 디자인이 똑같은 나라가 과연 또 있을까? 있긴 있겠지.

아무튼 이번엔 정말 100% 마지막 공연인지라 예습을 좀 하고 있는데, 사실 주다스프리스트 곡들은 학창시절에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게 관용적인 표현이 아니라 정말 이어폰을 오래 끼어서 귓바퀴에서 진물이 나올 정도로 들었기 때문에 도입부 리프나 가사 첫 소절 정도만 들어도 대부분의 곡들이 그냥 자동으로 뇌내재생되는지라 레퍼토리를 미리 익힌다는 의미의 예습이라기보다는, 현격하게 맛이 간 롭 핼포드의 성량에 적응하기 위한 예습이라 할 수 있는데 그러기에 가장 적합한 앨범이 바로 09년에 나온 라이브 앨범 'A TOUCH OF EVIL - LIVE'다.
이 앨범은 주다스프리스트가 내놓은 모든 판들 중에 가장 슬픈 판이라 해도 과언은 아닌데, 거의 모든 수록곡을 한 키에서 두 키씩은 내려 부르면서도 헐떡거리는 롭옹의 목소리는 술이라도 빨고 들으면 눈물이 날 지경이다. 이것도 관용적인 표현이 아니라 새벽까지 술빨고 들어오다가 Riding On The Wind 들으면서 정말 훌쩍거렸던 기억이 있다. 무슨 Exciter 처럼 초고음역대 곡도 아니고 그냥 라이딩 온 더 윈드일 뿐인데 이렇게 음이탈이 심하다니. 여담이지만 이 앨범으로 주다스프리스트가 최초의 그래미 어워드를 획득했는데,(최우수 메탈 퍼포먼스) 전성기 시절의 그 끝발날리던 때도 계속 무시하다가 이 슬퍼지는 판으로 수상한 게 뭔가 원로들한테 공로상 주는 것 같은 느낌이라 짠하다. 그 다음해에 아이언메이든이 이어서 메탈 퍼포먼스 부문 최초로 수상했는데 그래미가 원래 메탈밴드들 천대하긴 하지만 브리티쉬 메탈은 더더욱 찬밥인 거 같다. 아니 주다스프리스트, 아이언메이든이 21세기 들어와서도 한참 지나서야 메탈 퍼포먼스라고 타 먹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 헤비메탈 하면 일감이 주다스프리스트, 이감이 아이언메이든인데.

암튼간에 주다스프리스트는 헤비메탈 씬에 있어서는 그야말로 바이블과도 같은 존재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보컬리스트인 롭 핼포드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라 하겠다. 내일 공연을 앞두고 그냥 잡설이나 좀 풀어보고 싶어져서...
- Rob Halford(1951년생, 영국)


롭 핼포드는 버밍험 노동자 출신으로 본명은 로버트 존 아서 핼포드던가 로버트 아서 존 핼포드던가 아마 존 아서가 맞을 꺼다. 아무튼 요점은 줄여서 롭 핼포드라 부른다는 건데, 로버트 플랜트를 롭 플랜트라 부르면 매우 어색하듯이 롭 핼포드도 이제 와서 로버트 핼포드라고 부르기는 애매한 노릇.

51년생이니 이제 만으로도 환갑을 넘긴 나이인데 환갑을 넘겼다니 굉장히 고령인 것 같지만 사실 할배들이 득시글거리는 HM/HR 씬임을 생각하면 아직 한창 활약할 수 있는 뻘이기도 하다. 역시나 51년생인 데이빗 커버데일과는 동년배이고, 40년대생인 오지 오스본이나 이안 길런에 비하면 훨씬 젊은 축이다.
- 이런 꽃돌이 시절 모습은 이제 상상하기도 어려울 지경


작년 말에 화이트스네이크 공연 때 데이빗 커버데일의 라이브를 들어봤지만, 전성기 시절에 비해 파워가 아주 근소하게 떨어졌을 뿐 성량이나 음역대는 별다른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근데 롭 영감은 대체 왜 이렇게 된 걸까 여러모로 생각을 머리를 굴려 봤는데, 나의 미천한 생각으로는 롭 핼포드의 보컬 스타일과, 전성기 시절 히트 넘버들의 음역대 탓이 아닌가 싶다.

앞서 주다스프리스트가 헤비메탈의 바이블이라 언급했지만, 롭 핼포드는 헤비메탈 보컬의 바이블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물론 이 바닥에 노래 잘하는 양반들이야 쎄고 쎘지만 헤비메탈에 가장 잘 어울리는 목소리와 창법은 롭 핼포드다. 로버트 플랜트, 게디 리, 스티브 페리, 이안 길런, 데이빗 커버데일, (故)프레디 머큐리 이런 할배들이 롭 핼포드보다 보컬 실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지만 주다스프리스트 곡들 부르라고 시켜 보면 절대 맛깔나게 소화해내기 힘들 꺼다.(괴물같은 전천후 보컬리스트 디오 옹은 무리없이 소화해 낼 것 같긴 한데 이 분은 사실상 신의 경지에 다다른 데다 고인이시고 하니 논외로 치자.)

여담이지만 롭 핼포드 스타일의 보컬을 그나마 비슷하게라도 따라갈 수 있는 건 프라이멀 피어의 랄프 쉬퍼스 정도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랄프 쉬퍼스는 롭 핼포드 탈퇴 후에 주다스프리스트 보컬 오디션에 참여하기도 했었다. 뭐 결국 탈락해서 프라이멀 피어를 결성하긴 했는데, 팀 오웬스보다는 차라리 랄프 쉬퍼스가 나았을 것 같다.

롭 핼포드의 포지션이 주다스프리스트에서 얼마나 절대적이었는지는 그의 공백기 동안 발매된 앨범을 들어보면 뼈저리게 통감할 수 있는데, 주다스프리스트 카피 전문밴드인 BRITISH STEEL(밴드명이 브리티쉬 스틸이니 할 말 다 했지) 출신의 보컬리스트 팀 '리퍼' 오웬스를 영입해 두 장의 스튜디오 앨범과 한 장의 라이브 앨범을 발매했지만, 솔직히 이건 뭐 팬심 없으면 듣기 괴로운 판들이다.
- 주다스프리스트의 흑역사라고도 할 수 있는 저귤레이터 & 데몰리션. 데몰리션에 수록된 메탈 메시아는 신해철(모노크롬) 표절곡이라는 어이없는 얘기까지 들었다. 아오 크리스 샹그리디..


뭐 무명의 신진급 밴드가 이 정도 앨범 들고 나왔으면 대박이라 할 수 있겠지만 주다스프리스트 간판 달고 이런 판이 나온 건 광팬이면 광팬인대로 안타깝고, 신규팬은 당연히 실망할 수 밖에 없는 퀄리티. 아니 내내 카피 밴드에서 롭 핼포드 모창만 하던 젊은이를 오디션 봐서 뽑았는데도 전혀 주다스프리스트 스타일을 못 살렸으니, 롭 핼포드가 얼마나 주다스프리스트에 특화된 보컬인지 자명해진다.

주다스프리스트는 스스로를 메탈의 신(Metal Gods)이라 칭했고, 아무도 그에 토를 다는 이도 없지만 사실 주다스프리스트의 실력이 과연 신의 경지냐고 묻는다면, 서슴없이 Yes라 답하긴 뭔가 꺼림칙하다. 송라이팅이나 곡구성면에서 틀림없이 헤비메탈의 획을 그었지만 까칠하게 연주력을 파고 든다면 주다스프리스트의 멤버들은 핼포드의 보컬을 제외하면 당대 최고라기엔 무리가 있었다. 글렌 팁튼이나 K.K. 다우닝은 동일 솔로를 동시에 연주하거나 주고받는 배리에이션 등 트윈기타의 선구자로서 틀림없이 위대한 분들이지만 최고의 기타리스트라고 보긴 힘들고, 이안 힐이 최고의 베이시스트라기엔 연주력은 둘째치고 주다스프리스트 곡들에서 리듬파트는 워낙 기본 백업만 하는 지라 뭘 보여 줄 계제도 아니며, 데이브 홀랜드 역시 그냥 무난하게 평타만 치는 수준의 드러머였다.(차라리 중간에 세션으로 들어왔던 사이먼 필립스나 현재의 스콧 트래비스는 최고 수준의 드러머)

물론 글렌 팁튼 솔로 앨범이나, 08년 내한 공연 등을 통해서 연주 실력도 엄청나구나 새삼 실감하긴 했지만, 요점인즉슨 주다스프리스트의 연주자들이 무슨 게리 무어나, 빌리 시언, 코지 파웰 마냥 연주만으로 일가를 이룬 달인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 까놓고 얘기하자면 주다스프리스트 곡들 들어보면 뭐 딱히 특출날 것도 없다. 8비트 리프로 시작해서 뚱뚱딱뚱 뚱뚱딱뚱 하다가 중간에 유니즌 솔로나 주고받는 솔로 한 번 나오고 미친 듯이 샤우팅하면서 마무리 아니면 16비트 리프로 시작해서 뚱딱뚱딱뚱딱뚱딱 하다가 (중략) 미친 듯이 샤우팅하면서 마무리 이런 구성의 곡들이 대충 80% 이상이다.(8비트가 비율적으로 더 많긴 함) 뭐 초기 판들은 상대적으로 프로그레시브적인 경향이 강해서 좀 다른데 적어도 미국 시장까지 휩쓸던 전성기 시절의 곡들은 다 이렇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 70년대에 나온 주다스프리스트 초기 앨범들은 자켓만 봐서는 메탈이라기보단 뭔가 아트록적인 느낌이 강했다. 포인트 오브 엔트리는 81년도 판이긴 하지만 암튼...
- 반면 스크리밍 포 벤전스에서 강철 독수리를 등장시킨 이래, 전성기를 구가했던 80년대 판들은 그냥 딱 봐도 헤비메탈이다. 징글징글할 정도로 메탈스럽달까.


물론 트윈기타의 새로운 정형을 수립했다는 건 음악적으로도 충분히 평가할만 하다. 나이트레인저나 아이언메이든도 80년대에 트윈기타로 끝발 날렸던 밴드긴 하지만 특유의 유니즌이나 주고받는 구성을 최초로 만들어 내고 완벽하게 소화한 건 누가 뭐래도 주다스프리스트다. 기타가 두 대인 메탈 밴드는 꽤 있었지만 대부분 리듬기타와 리드기타 역할이었지 주다스프리스트마냥 쌍으로 달렸던 밴드는 그 이전엔 없었다. 뭐 아이언메이든이 주다스프리스트에 필적할만하긴 한데, 이 할배들은 아무래도 주다스프리스트보다 연배도 좀 젊고 곡들도 익스트림 경향이 있고 하니...거기다 지금은 트리플기타. 야닉 거스 짜르기 뭐해서 트리플로 계속 가고 있는 거 같은데 사실 트윈기타 때가 더 좋았다.

워낙 좋아하는 밴드고 소싯적에 추억이 많이 아로새겨진 밴드라 참 할 말이 많은데, 아무튼 말하고자 하는 바는 롭 핼포드의 보컬이 주다스프리스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것.

롭 핼포드도 처음부터 초고음 샤우팅 위주의 보컬이었던 건 아닌데, 실제로 중음역대나 저음역대에서도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며 두성, 흉성, 성량, 호흡 길이 할 것 없이 모두 최고 수준인 메탈 보컬리스트로서는 그냥 타고난 목청을 지녔었다. 근데 그런 양반이 왜 환갑 좀 갓 넘겼다고 갑자기 자기 노래를 제대로 못 부르게 되었느냐 고찰해 본다면, 결국 상기 언급했듯이 전성기 시절의 히트곡들이 완전히 롭 핼포드의 맞춤곡인양 쓰여졌기 때문이라고 (적어도 나는)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아이러닉한 일이다.

롭 핼포드의 전성기 시절 보컬은 '면도날'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한데, 바둑계의 면도날이 사카다 에이오, 군바리 면도날 도조 히데키, 기타계의 면도날 다임백 대럴 하는 식으로 보컬계의 면도날이라면 누가 뭐래도 핼포드다. 이건 잘하고 못하고 그런 차원의 얘기가 아니라 스타일이 그렇다는 건데, 찌르거나 베어내는 느낌이 아니라 날을 비스듬하게 기울여서 살점을 저며내는 그런 날카로운 느낌의 보컬이 바로 롭 핼포드고 이건 다른 사람이 흉내낸다고 제대로 되는 게 아니다. 뭐 데이빗 커버데일 같은 양반은 브로드소드 정도 되겠고, 이안 길런은 레이피어, 오지 오스본은 메이스나 해머 같은 느낌이랄까.

이런 저며내는 소름끼치게 날카로운 금속성의 보컬은 헤비메탈에 가장 적합한데, 고로 헤비메탈 보컬리스트의 바이블이 곧 롭 핼포드라는 거다.

더 알기 쉽게 기타 연주로 예를 들어 설명해 본다면 바로크메탈/속주기타의 대명사라면 누구나 잉베이 맘스틴을 꼽는다. 그렇다고 잉베이 맘스틴이 최고의 기타리스트인가? 혹은 가장 빠른 연주가 가능한 기타리스트인가? 물론 미친 듯이 빠르긴 하다. 전성기 시절엔 특히나 대단해서 나 어릴 때 비디오가게에서 잉베이 맘스틴 기타 교본을 빌려 본 적이 있는데(소련 쪽에서 나온 테입인지 암튼 키릴 문자로 더빙이 깔려 있었음) 막 눈에 보이지도 않게 손을 놀려대고서는 자 쉽지 너도 한 번 해 봐 이런 식이라 기가 찼던 기억이 생생하다. 근데 속도로만 치면 사실 잉베이 맘스틴 정도 치는 기타리스트는 쉬이 더 찾아볼 수 있다. 크리스 임펠리테리나 토니 맥컬파인은 확실히 잉베이보다 더 빠르며, 당장 우리나라만 봐도 그냥 메트로놈 걸어놓고 50미터 100미터 기록 재듯이 쳐 보라고 하면 이현석이나 조필성이 잉베이 정도는 충분히 칠 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모든 이가 속주의 1인자로 잉베이 맘스틴을 꼽는가. 잉베이 맘스틴이 오소독스한 의미의 바로크메탈/속주기타의 속성을 가장 잘 이행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잉베이 전성기 무렵 앨범이나 라이브를 접해 보면 기타를 마치 건반 치듯이 연주한다는 게 딱 들어맞는 표현인데 속주로 내달리면서도 음을 뭉개는 게 전혀 없고 또박또박 아주 깔끔한 피킹을 보여 준다. 세종대 대양홀에서 공연할 때 뱃살이 디룩디룩해서 기타 돌리면 막 복부에 부딪히고, 연주 템포도 CD로 듣던 것보다는 약간 느렸지만 그 압도적인 깔끔함에 아 원조는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 느꼈었는데 임펠리테리가 암만 빨리 쳐도 조금씩 뭉뚱그리는 느낌이라 잉베이처럼 깨끗한 소리는 결코 안 난다는 거다.

갑자기 잉베이 얘기로 빠졌는데 롭 핼포드의 보컬이 딱 전성기 시절의 잉베이 마냥 군더더기 일절 없는 악기 수준의 퀄리티였다. 특히 82년도 스크리밍 포 벤전스부터 디펜더즈 오브 페이쓰, 터보, 87년의 프리스트 라이브 앨범까지 들어보면 핼포드의 보컬은 그야말로 악기와 다름이 없는데, 프리스트 라이브는 정작 기타 솔로나 드러밍은 막 애드립이 들어간 반면에 보컬은 CD보다도 더 CD 같아서 기가 막힌다 아주 그냥. 드림씨어터 라이브 들어 보면 연주는 CD보다 더 CD 같은데 제임스 라브리에는 삑사리 엄청 내는 거랑 정반대랄까.
- 개인적으로 주다스프리스트 앨범 자켓 중에 가장 핼포드 이미지에 잘 맞는 건 브리티쉬스틸이다. 영국 면도날! 그냥 어휘만으로도 딱 롭 핼포드 그 자체.


위에 오지 오스본 얘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오지 오스본은 롭 핼포드보다도 훨씬 연장자임에도 최근 라이브 들어보면 그렇게 힘겨운 감이 많지 않다. 물론 80년대랑 비교하면 쇳소리도 많이 둔탁해지고 호흡도 짧아자긴 했지만 적어도 원키로 무리없이 다 소화해낸다. 뭐 오지 오스본 까자는 건 아니지만 보컬 실력으로만 따지면 오지 오스본은 메탈씬에서도 결코 잘 부른다기는 힘든 수준인데, 그럼 왜 오지옹은 되고 롭옹은 안 되는 걸까. 아주 간단하다. 오지 오스본은 블랙사바쓰 시절도 그렇고 오지 오스본 결성해서도 그렇고 곡들을 다 자기 보컬 수준에 맞춰서 받거나 만든 거다.

반면에 주다스프리스트의 전성기 곡들은 물론 롭 핼포드에 맞춰서 쓴 건 마찬가지긴 하지만, 문제는 롭 핼포드의 음역대가 나날이 높아만 가는 추세였고, 이런 곡들이 공전의 히트를 거듭했기에 80년대 들어서는 모든 곡들이 이런 최고음역대를 베이스로 깔고 만들어졌다는 데에 있다. 익사이터 같은 곡은 70년대 곡이긴 하지만 정말 들어보면 인간이 낼 수 없을 듯한 음역대의 보컬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되는데, 이런 곡들이 70년대 판들엔 한두개씩 들어있던 게, 80년대 전성기 판들엔 거의 대부분이었고 워낙 잘 나가다 보니 투어 뛰면서 끊임없이 계속 부르고 해서 90년도 페인킬러 내놓으면서 정점을 찍고, 탈퇴해서 솔로로 뛰고 하면서 40대 때까지는 어찌저찌 버텼는데 21세기 들어와서 쉰살 넘어가니 그냥 순식간에 훅간거다. 아니 21세기 들어서도 핼포드 솔로 앨범들은 제법 괜찮았으니 환갑 가까워지면서 훅갔다는 게 더 정확하려나.

재결합 후에 나온 판들은 아무래도 목이 많이 간 상태의 핼포드였던지라 음역대가 대폭 낮아졌는데, 투어를 뛰게 되면 아무래도 21세기 판보다는 20세기 판들 위주로 셋 리스트가 짜여지게 마련이고, 최전성기 시절에 맞춰서 쓰여진 곡들은 현재의 롭옹이 소화해내기엔 심히 무리. 이건 뭐 키를 낮춰도 무리인 거라. 워낙 타고 난 목청이라 이렇게 훅갈 목청은 사실 아니었다고 생각되는데 잘 나갈 때 너무 많이 굴린 게 독이 된 것 같다 아무래도.


..08년 공연 때도 롭옹 목소리 들으면서 참 슬펐더랬는데, 4년이 더 흐른 지금에 와서 딱히 갱생했을 것 같지도 않고 아마 내일은 더 슬플 것 같은데 만감이 교차한다. 오늘은 밤새도록 저 09년도 라이브나 들으면서 면역력을 키워야겠음.

그냥 짤막하게 롭 핼포드 얘기나 좀 써 볼랬는데 뭔 장광설을 늘어놓은 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내일 20시 40분부터 주다스프리스트 시작이니 딱 내일 이맘때쯤 광란의 도가니일 듯. 오늘은 어째 잠이 잘 안 올 것 같다.
by Lucier | 2012/02/03 21:56 | Music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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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닉네임 at 2012/02/05 02:04
글 정말 잘 쓰시네요. 필력이 참 뛰어나신듯.
저도 어제 공연 보고 왔는데 고별공연이라는게 너무 아쉽네요.

Commented by Lucier at 2012/02/05 14:06
삭신이 쑤셔서 이제 스탠딩은 못 뛰겠다 싶네요. 08년도 때 좌석에서 봐서 이번엔 마지막이고 해서 스탠딩 갔는데 가까이서 봐서 좋긴 좋았습니다만.

어째 아저씨들은 대개 뒷쪽에서 경건하게 보시고 스탠딩 존은 파릇파릇한 아해들이라 더 힘든 것도 같더군요.
Commented by graffiti at 2012/02/05 11:16
고생 많으셨습니다.

어르신들도 잘 떠나실 것 같네요. 하나의 시대가 가는군요...
Commented by Lucier at 2012/02/05 14:08
이제 죽을 때까지 라이브 볼 일은 정말 없을 것 같은데, 마지막에 리빙 애프터 미드나잇 부를 때는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신보는 하나 더 낸다 하고, 이번 투어 라이브도 나올 것 같고 해서 앨범은 몇 개 더 나올 것 같네요. 고별 투어라 그런지 셋리스트가 거의 대부분의 앨범에서 하나씩은 뽑아놨는지라 라이브 앨범 나오면 죽일 것 같네요.
Commented by 재니 at 2012/02/05 20:14
정말 필력이 좋아서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런데 어제 생각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나요?? 실내라서 리버브 효과가 있어서 그런 걸까요????
다른 에피타 투어때보다 샤우트도 잘 지르고 그런듯요 ㅎㅎ
개인적으로 드럼은 오히려 데이브 홀랜드가 듣기 좋았던거 같에요 ㅋㅋㅋㅋ 투베이스 많이 밟지도 않은 타임키핑적인??? 그런게 좋았어요 ㅎㅎ
그래서 터보러버 도입부분을 좋아한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
Commented by Lucier at 2012/02/05 21:38
데이브 홀랜드가 리듬감은 꽤 좋죠. 라이딩 온 더 윈드 도입부에 기관총 인트로 같은 건 주다스프리스트답지 않게 되게 신선하기도 했고.
근데 사실 그냥 건실한 연주자 느낌일 뿐 드러밍 실력이 최강이다 이런 느낌은 아니라서요. 코지 파웰처럼 기본박만 뚜드려도 천둥 소리가 난다던가 존 본햄같이 투베이스 안 쓰면서도 투베이스 이상의 파워와 입체감을 느끼게 해 준다던가 뭐 이런 식의 달인은 아니란 얘기죠. 사실 주다스프리스트는 (페인킬러 이전까지는) 리듬 파트는 그냥 묵묵히 백업만 하는 밴드라 베이시스트나 드러머는 최고 수준의 실력파가 필요도 없었던 게 사실이구요.

어제 롭옹 컨디션은, 저도 워낙 애시당초 기대치를 낮춰놓고 들어서 그런가 전반적으로 생각보다는 괜찮긴 했는데 곡별로 편차가 너무 심하더군요. 비욘드 더 렐름즈 오브 데스 같은 건 훌륭했는데, 빅팀 오브 체인지는 (워낙 어려운 곡이긴 하지만) 거의 못 질렀고, 나이트 크롤러는 '아...이걸 어쩌나' 하는 심정이었습니다.
Commented by 빅나루 at 2012/02/06 12:04
아마도 다음 곡을 위해 목을 아낀 듯 08년도 보다 이번 투어 다른 공연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공연 이었지 않나요?
Commented by Lucier at 2012/02/06 23:13
근데 좌석 쪽은 또 어땠는지 모르겠는데, 스탠딩은 진짜 보컬이 너무 묻혀서 거의 제대로 안 들렸습니다. 거의 앞쪽이라서 더 그랬을 수도 있겠고.

막판에 힘빠져서 못 뛸 때 영상 약간 찍었는데 귀가해서 보니깐 공연장에서보다 가사가 더 잘 들리는 게 아마 보컬 들을라믄 스탠딩보다 차라리 좌석이 나았을 것 같기도 하네요. 뭐 말그대로 마지막 공연이라 최대한 가까운 데서 알현했다는 의미가 더 크기에 그렇게 아쉽진 않습니다만.
Commented by 주다스쩔어 at 2012/02/28 10:57
투어끝난지 24일이나지나서 이런 멋진글을 보내요 ㅋㅋ
제가 제주도를사는지라 투어는못갔지만 유투브가서 방문잠그고 소리풀로해서 집에서혼자즐겼습니다 ㅋㅋㅋㅋ
아참 질문하나할꼐요
롭핼포드가 중고음?중음대? 음 더 센티넬에서 Sworn to avenge~ 이가사하기전에 [His life is on the line ~!!]
이거할때나 [PainKiller 도입부]나 Exciter 4단고음에서 [3단번째쯤음] 에서는 전성기라이브에서도 힘겹게부르는데
초고음인 [the sentinel의 Condemn To Hell!!!] 과 [PainKiller 의 패인!패인!킬러!킬러!]이부분과 [Exciter 4단고음에서 Stand by for Exciter~!!!] 이부분들에서는 환갑나이에도 그냥 편하지는않지만 그렇다고 아주힘들어보이지는않게 음을내는것을볼수있어요.. 원래 롭핼포드가 중고음역대가 약간 딸리는건가요??
Commented by Lucier at 2012/03/03 19:19
전혀 안 딸리고 오히려 최대 강점이죠. 다만 하도 굴려 대서 녹슬었을 뿐.
Commented by 지나가다 at 2013/05/03 01:55
디오나 브루스디킨슨같이 흉성으로 받혀지지 않고,
타고난 성대에 비중을 많이 둔 보컬이라 나이들고 훅 간게 아닐까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목소리에서 '힘차다'는 느낌이 점점 빠지는게 느껴졌죠
음역은 올라가도 뭔가 비실비실한 것이...
Commented by 방문객 at 2015/12/17 15:12
롭의 목소리는 페인킬러에서 극점을 찍고 이후 하향길을 탄거 같네요. 갠적으로는 그 이전인 램 잇 다운 앨범이 최절정이라고 보지만...
요근래 생각이 나서 유튜브 다른 고음 보컬들 영상 이리저리 보는데 역시나 롭만한 카랑카랑함이 느껴지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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