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지-천하대전
- 타이틀 : 초한지-천하대전(鴻門宴 : 홍문연)
- 감독 : 이인항(다니엘 리)
- 개봉 : 2012년 1월 11일
- 주연 : 여명, 풍소봉, 유역비
- 조연 : 황추생, 장한위, 진소춘, 안지걸
- 러닝타임 : 137분

- 기대도 : 5
- 만족도 : 7
- 메가박스 동대문

- 삼국지 영화는 참 질리도록 많이 나왔더랬는데 초한지를 본격적으로 다룬 영화는 오랜만인 것 같다. 아니 전에 본 기억이 없으니 적어도 나한테는 처음.
- 근데 영화 시작하면서부터 좀 낚였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게 타이틀이 국내명은 초한지 천하대전인데 스크린에는 홍문연이라고 뜨는 거다. 실제로도 스케일 크게 초한지 전반을 다뤘다기 보다는 홍문의 연회를 주된 베이스로 깔고 가지가 좀 쳐져 있는 모양새.
- 명목상 유방이랑 항우가 붙는 거지만 영화 스토리텔링으로는 장량과 범증의 대결이라는 뉘앙스가 더 크다. 스토리텔러 자체가 장량.
- 뭐 항우에 비교하자면 유방은 어쩔 수 없이 좀 찌질한 캐릭터일 수 밖에 없는데 여명이 맡았음에도 그리 멋지지가 않다. 분장도 좀 멋대가리 없어서 첨엔 아니 저게 여명인가 싶었을 정도.
- 반면에 항우를 맡은 풍소봉이란 청년은 적어도 룩스는 참 훤칠하니 볼만했다. 뭔가 마스크는 최수종 젊었을 때 느낌이 좀 나는데, 복장이나 분위기 풍기는 건 마치 (코에이 게임에서의) 오다 노부나가 비스무리한 마왕 느낌. 뭐 화면 처리를 그렇게 했겠지만 기골도 엄청 장대함. 근데 안타깝게도 연기는 여명만 못했다.
- 우희가 유역비. 우희씩이나 맡으려면 사실 어지간한 미모로는 욕먹기 십상인데, 유역비 정도면 모자라지 않는다. 탕웨이, 판빙빙은 이쁘긴 이뻐도 뭔가 중국 미인이란 느낌이 좀 나는데, 유역비는 한국 와도 먹힐 것 같다. 대만계라 뭔가 혈통적으로 다른 건가. 암튼 이쁘니 장땡. 연기는 그저 그런데 딱히 우희가 연기력을 발휘해야 할 시나리오는 아니다.
- 유역비 처음 봤다는 친구는 진보라 닮았는데, 아니 진보라도 이쁜 얼굴이긴 하지만 나의 유역비를 모욕하지 말아주길.
- 기본적으로 여캐 자체가 거의 안 나오는 영화인데,(당연한 거지만) 장량 똘마니 자객 일당 중에 이쁜 언니가 한 명 있어서 기대(?)했었는데 너무 일찍 황천길 떠나서 좀 슬펐음.
- 제일 미스캐스팅이 번쾌인데, 내 이미지상의 번쾌는 좀 장비나 노지심 비스무리한 그런 호걸(아님 백정)이 떠오르는데 이 영화에선 무슨 일본인 느낌이다. 일단 너무 왜소해서 저게 무슨 번쾌인가 싶은게 참.
- 반면에 용저는 삭막하게 생긴 게 그나마 번쾌보다는 좀 어울리는데 이 아저씨는 또 전쟁씬에서 쌈질이 기대만 못하더라.
- 상기 언급했듯이 장량과 범증의 비중이 엄청난데, 이게 또 좀 웃겼던 게 장량 배우 분장해 놓은 게 하필 전원책 비스무리해서 장량 나올 때마다 몰입이 안 되는 거라. 근데 장량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나오니...
- 범증이나 장량이나 공히 바둑 덕후 수준으로 바둑 두는 씬이 계속 나오는데 홍문에서 다섯 판 동시에 두는 게 진짜 가관이었음. 범증이 앞을 못 봐서 같이 안 보고 두기로 하고 좌표를 부르면 번쾌랑 용저가 대신 둬 주는데 막 좌표 읊으면서 온갖 모션 취하는 게 장풍 쏘는 것도 아니고 마치 결전2(PS2용 게임)서 바둑을 뒀으면 이렇게 두지 않았을까 싶다.
- 그 밖에 알만한 인물로는 소하, 한신, 하후영, 항백 정도가 등장하는데 소하는 초반에 잠깐 무게잡다가 영 활약이 없고 하후영은 엑스트라 수준, 항백은 그나마 쫌 멋지구리하고 한신은 뭐 네임밸류가 있는만큼 분량도 제법 많고 쌈질도 쩌는데 그래봤자 결말은 모두가 다 아는 바.
- 중국 고전의 영화화에서 대규모 스케일의 전투씬 구현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고 오우삼의 적벽대전 시리즈를 통해 어느 정도 정점을 찍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곧 이제 인마의 물량공세만으로 관객들에게 어필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 얼마전에 나왔던 삼국지 명장 관우 같은 영화가 재해석을 주된 노선으로 삼았던 대표적인 물건이고, 이 홍문연 역시 홍보는 대규모 전투씬 위주로 때리고는 있지만 사실 액션 시퀀스보다는 역사의 재해석이라는 쪽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데 이런 시도가 비교적 나쁘지 않게 느껴졌다. 적어도 감독의 전작이었던 삼국지 용의 부활보다는 상대적으로 한층 매끄러워진 느낌.
- 액션 시퀀스도 물론 수준급이다. 백병전 위주라서 예상했던 것만큼 스케일이 크진 않았는데 사실 이제 대규모 전투야 뭐 좀 식상한 감도 있고 해서 스토리 쪽을 기대하고 본 거라.
- 역사물 볼 때 실제 역사랑 일일이 비교해 가면서 까는 쪽으로 취미를 가진 사람이라면 역시나 깔 구석이 많을 텐데, 그냥 박력 있는 시대극 본다는 기분으로 즐기면 평타 이상은 되는 물건이다. 항우-유방의 직접 대결보다는 책사들의 비중의 제법 커서 그런 면에서는 좀 기대를 저버릴 수도 있긴 하겠다.
- 스탭롤 올라가는데 보니 CG팀 쪽은 완전히 다 한국인들. 아마 외주로 맡긴 모양이다.
- 지난 주에 개봉한 물건인데 어째 스크린에서 내려가는 속도가 광속인게 이번 주에 다 내릴 것 같더라. 뭐 새로 개봉하는 물건이 좀 많긴 하지만서도. 암튼 볼 생각 있는 사람이라면 걸려 있을 때 얼른 챙겨 보시기를 추천.
by Lucier | 2012/01/15 23:29 | Movie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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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동사서독 at 2012/01/16 18:04
초한지 만든 이인항 감독이 삼국지 용의 부활 감독이기도 했지요.
갑옷에 투구 올려놓고 등신대처럼 세워둔 (일본 무사) 분위기라든지 시대 고증을 무시한 무기 아이템이라든지 간지는 나지만 고증과는 점점 멀어지는 이야기라든지 공통점이 많아요. 다른 장면은 그렇다고 쳐도 바둑 두는 장면에서 너무 폼을 부렸던 것은 무리수가 아닌가 싶더군요.
번쾌 역으로 나온 배우는 진소춘인데 중화권에서는 제법 이름 있는 배우에요.
한신 역할을 맡은 배우 안지걸은 삼국지 용의 부활에 출연하기도 했구요. 전략전술에 능했던 한신이라기보다는 삼국지 조자룡 같은 몸빵하는 젊은 무사 느낌이 강했던 것이 이색적이었지요.
좀 심심하게 끝난다 싶었는데 범증의 마지막 책략이 제법 괜찮은 뒷맛을 남겨준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
Commented by Lucier at 2012/01/17 22:51
네 그래서 전작보단 매끄러워진 느낌이라고 언급했죠. 용의 부활은 서사 구조가 영 억지스러운 감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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