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즈 : 몬스터섬의 비밀 3D
그냥 언뜻 보면 몬스터 주식회사, 슈렉, 드래곤 길들이기를 대충 버무려놓은 듯한 그렇고 그런 양산형 일본 애니메이션 같지만 실제로 보고 나니 근래 나온 애니메이션 중에 제대로 건졌다 싶은 건 거의 이것 뿐인 듯한 느낌마저 든다. 기대치가 그리 높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아무튼 딱히 흠잡을 부분이라곤 결말부에서의 약간 급작스런 서사 구조와 원제 friends もののけ島のナキ 를 몬스터섬의 비밀이라고 바꿔 놓은 괴이한 국내 네이밍센스 정도. 도깨비섬의 울보 나키 정도로 하던가, 도깨비가 정 그러면 요괴로 하던가 뭐가 되었든 간에 몬스터는 좀 아닌 것 같다.

러닝타임은 90분이 채 안 되며 스토리텔링도 아주 오소독스한 가족물로 삼천포 빠지는 일 없이 일직선으로 달리고 있어서 애들 보기에 딱 좋을 물건인데, 그렇다고 완전 유치한 아동용은 아니고 어른들이 봐도 충분히 재미나게 즐길 수 있을 구성이다.

전통적으로 일제 애니메이션은 셀에 비해 CG 무비는 왠지 모르게 취약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게임에 삽입되는 데모 같은 건 일단 논외) 3D 상영분을 본 게 아니라서 3D 효과에 대해서는 뭐라 운운하지 못하겠지만 색감이나 모션, 배경 등등 모든 요소들이 기술적으로도 아주 훌륭하다. 사실 얼마 전에 틴틴만 안 봤더라도 좀 더 감탄했을 것도 같은데 기술면으로만 보면 완벽한 먼치킨인 틴틴 감상 후 며칠 안 지나 본 거라 상대적으로 손해를 봤을지도 모르겠다.

스탭롤 올라가는 거 보니, 괴물 주인공 콤비가 카토리 싱고(스맙의 그 싱고가 맞겠지 아마)에 야마데라 코이치던데, 야마데라 코이치는 진짜 딱 어울릴 듯한 캐릭터라 자막판으로도 함 보고 싶은 느낌이 들었는데 안타깝게도 국내판은 더빙판만 상영하는 것 같다. 좀 웃기는 게 야마데라 코이치 배역을 더빙판에선 엄상현씨가 했음. 딱 듣는 순간 엄상현인데, 틴틴도 더빙판은 엄상현이 했었기 때문에 순간 피식했다.

틴틴과는 노선 자체가 판이한 물건이기도 하고, 기대치도 애시당초에 차이가 있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틴틴보다 더 만족스럽게 감상했고, 엘빈과 슈퍼밴드3 같은 것보단 백배천배 잘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사실 상기 언급했듯이 일제 CG 애니들은 괴작들이 좀 많아서 선입견을 갖고 있었는데, 예상외로 멋지게 뽑힌 물건을 보게 되어 참 만족스러웠다.
by Lucier | 2011/12/26 20:53 | Movi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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