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만화책 감상
- 캡틴 아리스 4권

근래 타카다 유조 만화 중에 제일 나은 축이긴 한데 어째 갈수록 스케일이 너무 과도하게 커지는 게 고질병이 도지는 느낌이 든다.

연출이나 고증은 대단히 공들인 흔적이 보이고, 주역급 캐릭터들의 개성도 매력적인데, 정작 스토리텔링이 황당하고 비현실적이라 완성도를 깎아먹고 있달까. 퇴마물이나 판타지에서야 비현실성이 미덕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리얼리티를 내세운 항공기 소재 만화에서는 좀 있을 법한 에피소드로 달리는 게 좋아 보이는데.

세세한 컷 치는 것들 보면 우와 진짜 리얼한데 하다가도 내용 전개되는 건 참 어이가 없어서 그 심리적인 갭이랄까 암튼 좀 묘하다.
- 아름다운 그대에게 애프터스쿨

신작 내놓는 족족 모조리 망하고 자의반타의반으로 하나키미 시체팔이에만 여념이 없는 나카조 히사야의 씁쓸한 번외편 모음집. 하나토유메 보면 가끔 번외편들 실리던데 그것들 모아서 단행본으로 묶은 듯. 일본에서 드라마가 또 새로 나왔다던데 평은 엄청 안 좋은 것 같고, 띠지 보니 국내에서도 드라마화하는 모양. SM에서 만든다니 주연으로 새벽씨라도 내보내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번외편들 퀄리타 자체는 그냥저냥 나쁘지 않다. 아니 신작들보다 이런 시체팔이 번외편이 차라리 더 괜찮아 보인다는 게 어쩌면 작가 스스로도 씁쓸한 일일런지도 모르겠다.
- 스킵비트 28권

그러고 보니 원서 29권 나올 때가 됐는데. 요새 꽃꿈을 안 사다 보니 어느 정도 진도가 나갔는지 통 모르겠다. 그래도 이제 원서 단행본이랑 라이센스판이랑 발매 갭이 많이 줄어서 살 때 별로 안 헷갈린다. 내용이야 뭐 예진작에 다 본 거라 별로 할 말이 없음.
- 여신님과 나 2권

애묘와 고대 이집트라는 매니악한 듯 하면서도 은근히 추종 계층(?)이 있는 소재를 버무린 괜찮은 만화인데, 깔끔하게 2권으로 끝나 버렸다.
사실 템포가 그리 급할 필요가 전혀 없는 물건이라 5,6권 정도 분량은 충분히 뽑아낼 수 있을 텐데 아쉬운 감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아름다운 영국 시리즈도 괜찮았지만 이게 쫌 더 맘에 들었었는데.
- 이말년 씨리즈 2권 격돌! 랏스피릿베이비 VS 힙합베짱이

이말년 그림 못 그린다고 까는 사람들도 은근 있는 것 같던데 이런 작화가 사실 그리 쉬운 게 아니다. 되려 미끈덩하게 찍어내는 양산형 선남선녀들 그리는 게 차라리 더 쉽지.

각설하고 대부분 웹툰으로 본 것들이라 신선도는 떨어지지만, 다시 봐도 빵빵 터진다. 자연왕은 야후 쪽에 연재했던 건지 암튼 첨 보는데 그래 그런지 제일 신나게 웃었다. 아 지금 보니 표지가 자연왕이었구나.
- 술 한 잔 인생 한 입 1권

감사하게도 채다인님이 보내 주셔서 본 지는 한참 됐는데 뒷북 포스팅. 사실 요 위에는 다 더 오래전에 본 것들.

챕터마다 끄트머리에 달려 있는 SPR 소재 하이쿠가 인상적이다. 벨제님이 번역을 하셔서 글자수 맞추면서도 나름 분위기는 잘 살아 있는 것 같은데 그래도 원래 텍스트가 궁금하긴 하다.

뭐 보고 있으면 술빨고 싶은 생각이 드는 에피소드들이 좀 있긴 한데, 솔직히 공감은 별로 안 간다. 내 나이대에서는 동급 최강 수준의 영업술을 빨아봤다고 자부(...)하는데 회사술이 저렇게 맛날 리가 없지. 뭐 회사술 맛난다는 만화는 전혀 아닌데 회사술 얘기 분량도 꽤 되는지라.

사실 이게 시리즈물이란 게 더 놀라운데, 몇 권 짜린지 모르겠다. 한 서너권 정도면 모을까 싶기도 한데 가격은 또 뭐 5,000원이나 하는지. 하긴 요새는 만화책도 엔간하면 다 7,000~8,000원이더라.
- 오토멘 12권

상기 언급했던 스킵비트와는 달리 단행본 원서와 라이센스판의 발매 격차가 애매하게 벌어져 있어서 국내판 살 때마다 엄청 헷갈린다. 대체 이게 샀던 건지 안 산 건지 알 수가 없으니 원. 보통 단행본 뒷면의 줄거리 요약을 보면 '아 그래 이건 봤지 or 어 이번 권은 이런 내용이구나 재밌겠다' 반응이 나오면서 알 수가 있는데 이건 원서로 예진작에 다 본거라 줄거리를 보면 더 아리까리하다. 그럴 때는 보통 차선책으로 발행일자와 내가 최근에 홍대 쪽에 나왔던 날짜를 비교해 보는데 이것도 좀 못 써먹을 게 예전처럼 주기적으로 총판을 나가는 게 아니라 가끔 나가 몰아서 사오니 기억이 영 희미해서 별 효과가 없다.

쓸데없이 썰이 길었는데, 결론은 한참을 고민하다 사 왔더니 다행히도 중복자료 아니었음.

뭐 원서로는 이미 13권까지 다 본 거라 12권은 어째 엄청 옛날에 본 듯한 느낌이 든다. 원서랑 라이센스판 양쪽 다 산 만화책들이 꽤 있는데 라이센스판은 북오프에 다 떨어 버리고 원서만 남길까 싶기도 하다. 사실 습관적으로 사긴 사는데 이걸 왜 사고 있는 건지 나도 잘 모를 때가 있다.


- 우리 포치가 말하길 3권

점점 달달해지고 있는 포치 3권. 타치바나 유타카 만화답게 등장 캐릭터들이 죄다 범상치 않긴 하지만 최근작들 중에 그나마 제일 일반향(?) 작품이라는 느낌.

원래 단편으로 그렸던 걸, 장기 연재로 확장시킨 것 치고는 스토리텔링도 어색하지 않게 잘 끌어가고 있는데, 대충 나올 만한 사람들도 다 나온 모양새고 감정선도 자연스럽게 클라이막스로 치닫고 있어서 아마 한두권 더 나오면 완결될 것 같다.
현지에선 연재종료됐을지도 모르겠는데, 요새 라라는 통 관심이 없어서 모르겠다.

사실 최근 타치바나 유타카 작품들 보면 중간중간 들어가 있는 추천 DVD들 보는 맛이 쏠쏠한데,(좀 무서우리만치 나랑 취향이 비슷함) 이번 3권엔 어째 순 뻔한 영화들만 있어서 좀 심심했다.
- 레가의 13 4권, 5권

이건 아직 비닐도 못 뜯어서 사실 감상 쓸 게 없다. 2권까지 겨우겨우 보고 3권 초반 보다가 머리아파서 던졌던 거 같은데, 언제 날잡아서 진짜 컨디션 좋을 때 정신집중해서 한 번에 독파해야 하는 만화다.

여담이지만 교보 나갔다가 신간 코너(..라곤 해도 벌써 몇 달 전인 듯)에 5권이 있길래 슬쩍 집어들었다가 3권까지만 샀던 기억에 4권 주문하려고 문의했더니 재고 있다면서 어디 가서 부랴부랴 찾아다 준 교보문고답지 않은 친절함에 약간 감격했었다.
by Lucier | 2011/11/12 20:16 | Books/Comics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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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벨제뷔트 at 2011/11/12 22:10
사실 원문이랑 매우 다른 것들도 많습니다... 으허허허!
Commented by Lucier at 2011/11/13 03:18
왠지 좀 그럴 것 같긴 했습니다. 근데 어차피 한글로 바뀌면 이미 하이쿠가 아닌데 굳이 575 신경 안 쓰시고 대충 옮기셔도 됐을 꺼 같기도.

어패류가 참 많이 나오던데 상당히 번거로우셨을 듯.
Commented by 요르다 at 2011/11/13 01:38
전 레가13 리타이어했(...).
Commented by Lucier at 2011/11/13 03:19
저 2권까지 보는데 3년쯤 걸린 것 같네요. 진짜 머리털나고서 이렇게 보기 힘든 만화 첨인 듯.
Commented by Luna at 2011/11/13 11:23
오랜만에 댓글남기고갑니다 ㅋ 레가 재미있긴 한데 그림에 배경에 드레스자락의 레이스에 여기저기서 난무하는 이탈리아어에 대사에....블라블라. 저 다음권으로 완결인게 오히려 다행인 거 같아요..ㅋ
Commented by 아무것도없어서죄송 at 2011/11/14 05:52
저 일본어 읽는 사람들 너무 부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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