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
킬러 엘리트에 이어서 한 일주일 간격으로 로버트 드 니로 주연의 영화를 보게 됐는데, 분위기가 달라도 너무 달라서 역시 드 니로는 드 니로구나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드 니로가 요즘은 영화를 그냥 막 고르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대충 내려가는 분위기이긴 한데 아직 상영 중이니 스포일러 주의하시길.


이 영화가 국내에서는 로버트 드 니로와 밀라 요보비치의 정사씬을 대대적으로 내세워서 홍보되고 있는데, 난 늘 그렇듯이 그냥 분위기만 잡다 말겠지 싶었는데 의외로 꽤 본격적인 씬이 등장해서 좀 당황스러웠음. 그렇다고 해서 뭐 야하거나 이런 느낌은 전혀 아닌데 암튼 드 니로랑 요보비치 베드씬은 그림 자체가 그다지 어울리질 않았다. 차라리 에드워드 노튼(극중 요보비치 남편) 면회 왔던 요보비치가 속옷 안 입고 왔다고 속삭이면서 페팅 유도하던 장면이 훨씬 더 자극적인 느낌이었음.

에드워드 노튼이 양아치 죄수, 밀라 요보비치가 색녀 부인, 로버트 드 니로가 가석방 심사관이라는 대단히 인상적인 배역으로 이뤄진 영화인데 실제로도 배우들의 연기가 매우 출중해서 시종일관 몰입감은 그야말로 쩐다.

연출도 딱히 흠잡을 부분은 없는데 특히 도입부의 과거 씬이 스토리텔링의 중추 복선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어 전체적인 개연성을 부여하고, 클라이막스에서의 긴장감도 근접 촬영을 통해 잘 살리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재미있는 영화거나 좋은 영화라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답하기엔 애매한 감이 많은데 이는 시나리오에 종교적 요소가 지나치게 깊숙히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니 뭐 예수 믿으라고 전도하는 영화라는 건 전혀 아닌데, 그냥 보면 입감할 수 있을 꺼다. 감상평을 통해 서술하기엔 좀 구질구질한데, 드 니로나 노튼이 정확하게 대치되는 포지션의 캐릭터인 데다 그 감정선의 거의 대부분이 모두 종교적 요소에 기반하고 있어서 나같은 무신론자로서는 쉬이 공감이 가질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드워드 노튼과 로버트 드 니로의 연기는 역시나 최고급인데, 특히 노튼의 초반 안절부절 욕설 연기는 가히 신들렸다고 할 정도로 뛰어나서 프라이멀 피어에서의 그 유명한 명장면 정도까진 아니어도 에드워드 노튼 필모에 충분히 주요 작품으로 남을 만 하다.

초중반까지 심리 스릴러에 육감적인 여인이 부가적 요소로 딸린 전형적인 헐리우드 스릴러물 루트를 타다가 노튼이 감옥에서 우연히 득도(?)하면서 관조적 종교물 내지 심판물로 각도를 팍 꺾게 되는데, 하도 급작스러워서 아무래도 적응이 쉽진 않았다.

밀라 요보비치는 드 니로나 노튼 때문에 상대적으로 빛이 바랜 감이 있지만 역시나 이름값은 충분히 해 준다. 아 진짜 파충류스러운 매력(...)은 누가 뭐래도 밀라 요보비치가 현시점에선 최고다. 브이 영화가 나오면 다이아나는 무조건 요보비치가 맡아야 된다고 개인적으로 밀어 본다. 삼총사도 보긴 봐야 되는데 3D로 보면 돈아까울 것 같고 일반 버전 보면 3D 안 본 게 또 걸릴 것 같고 해서 계속 망설이는 중. 이러다 내려가는 거 아닌가.


결말도 상당히 찜찜한 편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무거운 주제인 데다 연출도 육중한 스타일이라 보고 나면 기분히 과히 좋을 리 없으니 가족용이나 데이트용으론 절대 못 쓸 영화고, 로버트 드 니로나 에드워드 노튼 연기쇼는 즐길 수 있으니 출연배우들의 팬이라면 봐도 괜찮겠다. 난 시사회로 봤고, 아마 시사회 아니었어도 봤을 것 같긴 한데 티켓 사서 봤으면 어쩜 평이 약간은 더 안 좋았을지도.

by Lucier | 2011/10/16 20:30 | Movi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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