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펜더블
개봉일에 못 봐서 송구스럽기는 한데 암튼 담날에나마 슥슥 감상.

한양에 밀린 만화책 좀 사러 나갔다가 맨날 그냥 앞뒤로 지나만 댕겼던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점을 첨 가 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난 다른 롯데시네마는 모르겠고 에비뉴엘이랑 노원점은 꽤 많이 가 봤는데 둘다 좌석 경사도가 영 맘에 안 들어서 요즘은 롯시 자체를 거의 안 가는데 홍대입구점은 경사도도 괜찮고 사운드도 사람이 별로 없어 그런 건진 모르겠지만 에비뉴엘에 비해 훨씬 빠방한 것 같고 스크린 크기도 뭐 그럭저럭은 되고 괜히 맨날 복잡하기만 한 메가박스 신촌점에 비하면 차라리 홍대 인근에선 여기서 영화 봐도 괜찮겠다 싶었음. 접근성이야 뭐 한양문고 바로 앞건물이니 매우 훌륭하고.

여담이지만 롯데포인트 9,000점을 까서 봤는데 CGV나 메가박스와는 달리 주말에도 포인트로 관람이 가능하고(롯포 자체가 거의 현금성이긴 하지만서도) 더 좋은 건 포인트로 봐도 시네마포인트를 또 적립해 주기 땜시로 이거 조금만 꾸준히 소진하면 롯시도 금방 VIP 등급 진입 가능할 것 같다. 보니깐 122,000포인트(...) 있던데 괜히 롯데리아 가서 맛도 없는 햄버거 먹고 축내느니 종로 인근 나가면 피카디리에서 영화 한 편씩 보고 해야겠다.


스포일러의 여지가 거의 없는 영화이긴 하지만 백지 상태에서 보실 분들은 알아서 피해 가시고, 암튼 출연 배우들 위주로 날림 감상 슥슥.


- 스토리는 뭐 딱히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그냥 착한 놈들이 나쁜 놈들 소굴에 쳐들어가서 쥐잡듯이 쳐죽이는 내용.

- 맨 처음 도입부 씬부터가 너무나도 80년대스럽달까. 파묻히는 모터싸이클 부릉부릉하는게 뭔가 막 주다스프리스트 뮤직비디오 분위기라 시작부터 기대감 폭발.

- 마치 테이큰 파티플레이 버전 마냥 이렇다할 위기도 없이 신나게 후드려패고 피박살을 내니 스트레스 해소용으론 이보다 더 좋은 물건이 없을 듯.

- 브루스 윌리스랑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는 거의 단역 수준의 카메오. 주지사님은 스탤론 횽아랑 독설을 주고 받다가 어색하게 퇴장. 스탤론 횽이 대통령 출마 드립을 치는데, 좀 웃겼음.

-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는 단역 수준의 카메오도 아니고 말그대로 단역. 스톤콜드 꼬붕으로 아주 잠깐 두 컷 정도 나오는데 이건 뭐 너무 후다닥 지나가서 MMA 별 관심없는 사람들은 노게이라가 언제 나오기나 했음?? 할 분위기.

- 주동인물과 반동인물의 구분이 너무나도 뚜렷한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착한 놈이었다가 나쁜 놈 됐다가 다시 착한 놈 되는 캐릭터가 돌프 룬드그렌인데 룩스 자체도 매우 인상적. 제이슨 스테이썸이야 현재 최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현역(?) 배우이니 논외로 쳐도 다른 횽님들은 어지간히 다 좀 세월의 그늘이 큰데 돌프 룬드그렌은 옛날 풍모 그대로.

- 물론 룬드그렌이 예전처럼 꽃돌이란 얘긴 아닌데 그래도 묘하게 예전 윤곽이 남아 있달까. 아놀드나 브루스는 실제로 액션 치는 것도 없지만 이젠 액션배우란 느낌이 거의 안 들고, 미키 루크도 소녀시대적엔 누가 뭐래도 꽃미남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흔적을 찾아 볼 수도 없는지라.

- 초반에 제이슨 스테이썸이 돌프 룬드그렌한테 'Honey'라고 부르는 장면이 있는데 괜히 내가 좀 부끄러웠다.

- 뭐 흔히들 이런 류의 액션영화 서술할 때 악당들 목따는 영화라고들 많이 얘기하는데, 이 영화는 관용적인 표현이 아니라 진짜 목을 막 딴다. 팔도 따고 다리도 따고.

- 그렇다곤 해도 액션이 워낙 스피디하게 진행되어 그다지 잔인하다거나 그런 느낌은 거의 없다. 이런 스토리텔링으로 리들리 스콧이 찍기라도 했으면 정말 눈뜨고는 보기 힘들 피갑칠 영화가 되었겠지만서도. 스탤론 횽아는 쌈빡하시니.

- 이연걸은 액션 별로 안 할 줄 알았는데 그래도 제법 보여 줬다. 현란한 발동작 외에도 폭탄도 좀 까 주시고 의외로 총도 많이 쏘고, 근데 배역 자체가 계속 징징대는 캐릭터라 별로 어울리지는 않는 느낌.

- 일단 익스펜더블팀의 투톱은 실베스터 스탤론이랑 제이슨 스테이썸이고 스토리 전개도 거의 이 두 사람 위주로 돌아감. 하지만 실제 미션에서의 1등 공신은 따로 있는데 요 얘기는 밑에 따로.

- 미키 루크는 액션 씬은 전혀 없고 그냥 칼만 다트삼아 몇 번 날려 주시고 타투 아트에만 매진하시는데, 그래도 중간에 모놀로그 한 꼭지 때리는 게 이 영화의 테마 뼈대. 등장 빈도에 비해서는 나름 키캐릭터랄까.

- 결국은 여자 하나 때문에 그 많은 사람을 도륙한다는 게 좀 부조리한 느낌도 없는 건 아니지만, 그건 보고 나서 지금 까칠하게 하는 얘기고 보면서는 그런 생각 전혀 안 든다. 그냥 마냥 신나고 화끈함.

- 랜디 커투어는 대사는 그리 안 많은데 초반에 대학 시절 레슬링 드립 한 번 치고 중간중간 정신병원 유머 시전. 이런 게 UFC 좀 본 사람들은 더 재미나게 웃을 수 있는 장면인데 오늘 상영관에선 사람 자체도 적긴 했지만 개그씬에서도 웃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나 혼자 웃는 분위기. 트로픽썬더 볼 때도 딱 이랬었는데.

- 개그씬이 엄청 많긴 한데, 트로픽썬더처럼 벤 스틸러류의 양키 개그는 전혀 아니고, 되려 보케-츳코미 야리토리랄까 뭔가 츤데레풍 독설개그가 많다. 대사가 싸움꾼들이다 보니 엄청 짧은데 이게 한 절반은 서로 까대는 대사들.

- 번역은 악명 높은 홍주희씨던데, 그냥저냥 뭐 무난한 수준. 의역이 굉장히 많은데, 이게 직역하면 너무 썰렁해질 것들 태반이라 어쩔 수 없었을 듯.

- 개인적으로 가장 웃겼던 씬은 제이슨 스테이썸의 부다페스트 개드립. 난 푸하하하 했는데 아무도 안 웃어서 약간 민망.

- 랜디 커투어의 액션은, 아무래도 영화적 연출을 살리다 보니 더티복싱 같은 건 일절 없고 시종일관 G&P를 시전하는데 태클이 그야말로 깔끔하게 들어가는 게 참 보기 좋았다. 근데 이렇게 G&P 무한 러쉬할 꺼면 차라리 마크 콜먼을 캐스팅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 에릭 로버츠가 악의 축. 이 아저씨야 뭐 이런 류의 영화에서 악당 하기 딱 좋은 마스크다 보니 나이스 캐스팅. 모든 동작이며 액션이 너무나도 악역이라 난 뒈질 때 겁나 처참하게 박살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곱게 가더라.

- 액션 자체는 뭐 카체이스나 지형지물을 이용한 재키찬식 액션도 단편적으로 나오긴 하지만 큰 줄기는 누가 뭐래도 80년대 재래식 스탤론표 액션이다.

- 갖가지 도검류와 총포류가 등장하는데,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 블레이드보단 건이요 건 중엔 샷건이라.'

- 테리 크루즈 횽아가 무지막지한 롱배럴 샷건을 갈기며 등장하시는데 이연걸이고 스탤론이고 제이슨이고 다 그냥 버로우. 와 진짜 개쩔었다.

- 스티브 오스틴이 에릭 로버츠 오른팔인데, 역시 스포테인먼트계에서 뼈가 굵은 횽아라 연기력이 출중. 아니 연기가 좋다기보단 중간중간에 대사를 좀 치는데 이게 WWE에서 세그먼트 칠 때랑 억양이나 목소리 톤이 똑같아서 순간적으로 흠칫흠칫 계속 놀랐다.

- 엔딩은 메데따시메데따시에 양괄식씬으로 끝나고 스탭롤 올라가면서 나오는 노래 인트로가 몹시 귀에 익어 좀 기다리다 보니 THIN LIZZY의 'The Boys are back in town'

- 뭐 씬 리지 곡들이 대개 그렇듯이 겁나게 흥겹긴 한데 어째 타이틀 때문에 가져다 쓴 것 같기도 하고. 아무래도 브리티쉬/아이리쉬삘이 물씬 풍기는지라 이런 뼛속까지 쌀나라식 80년대 테이스트 액션영화라면 차라리 Ratt나 Firehouse 아님 메이저하게 총장미 노래나 갖다 썼으면 모양새는 더 그럴싸하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소회.

- 사실 시사회 갔다 온 사람한테 엄청 구리다는 얘기를 좀 듣고 가서 걱정도 했는데 보고 나니 왠걸 재미만 있었다. 동의할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난 재미진 걸로만 치면 인셉션보다 더 잼났음.

- 이 바닥 사람들은 스토리 같은 거 신경끄고 그냥 나오는 형님들 용안만 알현해도 러닝타임 휙휙 막 지나가니 행여나 시시할까 걱정하지 말고 무조건들 보시압.

- 아무래도 다른 흥행작들 때문에 장기간 상영은 힘들 것 같은데 한 2주는 걸리려나. 내리기 전에 왕십리나 용산이나 요번에 새로 생긴 청량리 롯시나 좀 스크린 거대한 데 가서 한 번 더 볼 생각.

- 보고 나서 팍 떠오른 게, '에이팀이랑 익스펜더블팀이랑 붙이면 어찌될까'였는데 아무래도 쪽수도 그렇고 연장(...)도 그렇고 A-팀은 그냥 헬기타고 튀어야 할 것 같다.

- 난 중간에 썰려 나가는 악역들을 국대감독 조배맨이랑 알무니아로 치환해 가면서 봤는데 스트레스 해소 아주 지대로임. 나중에 BD든 듭드든 꼭 사서 요긴하게 써먹어야지.
by Lucier | 2010/08/20 22:54 | Movie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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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kandoku at 2010/08/21 00:41
어우 졸 재밌겠다 낼 가서 봐야지.
Commented by Lucier at 2010/08/21 02:01
이건 꼭 봐야 해.(뚝) 안 보면 3대가 후회함.
Commented by 쾌속고양이 at 2010/08/23 09:23
생각 해 보니 여자 하나 살리려고 수많은 엑스트라들을 도륙하는군.

근데 살려낸 뒤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님아 행복하게 사셈으로 끝나는 게 좀 의외.
Commented by Lucier at 2010/08/23 21:49
솔직히 군인 아저씨들 좀..아니 많이 불쌍. 이건 뭐 착한 놈들이 쫌 몰리기라도 했음 또 모르겠는데 그냥 써는 대로 썰려 나가니.

아마 속편이 나올 것 같은데, 여자는 속편에서 스탤론 형아가 느닷없이 옆에 끼고 있을지도.
Commented by 에리얼 at 2010/08/23 11:08
숨넘어가게 재미났음. 허억허억
근데 문제는 스토리가 너무 의미불명인게 좀 아쉬움. 장군 아저씨 왜그렇게 지조없슴;
Commented by Lucier at 2010/08/23 21:51
딱 보니깐 이게 저 사람들 출연작들 리얼타임으로 좀 즐긴 부류는 다들 환호하고, 별 관심 없거나 or 여자들은 다 재미없다 함.
스토리는 애시당초 뭘 기대도 전혀 안 했으니. 난 오히려 생각처럼 이상하진 않던데, 엄청 개판일 걸 각오하고 봐서 그런지.

내리기 전에 단관+SPR 세트 모임이나 함 달립시당.
Commented by 에리얼 at 2010/08/24 09:14
그럽세다. 내리기 전에 한번 더 달려야...근데 무제한 회집은 언제 털러갈거임? ^^
Commented by Lucier at 2010/08/24 12:31
거기 괜찮다는 얘기랑 쓰레기라는 얘기가 너무 칼같이 갈려서 일단 보류.ㅎㅎ

간만에 종로 고기부페 새로 생긴 데나, 부천역 1.8 육우 무제한 함 땡겨보는 건 어떨런지. 근데 부천은 쫌 멀긴 멀다.ㅎㅎ

나 토욜에 되고, 오늘, 내일도 되지 싶은데 일단 익스펜더블을 어디서 봐야 미친 듯이 낄낄대도 덜 민망하면서 큰 화면에서 잘 봤다고 소문이 날지 메신저로 논의해 봅세다.
Commented by Graffiti at 2010/08/25 10:14
뒤늦게 보았는데 정말 무시무시한 영화더군요. 본격 정찰가서 깽판치는 영화. 이분들은 굳이 붙이자면 프레데터스랑 주선해야 될 것 같네염.

그리고 흑형 포스가 너무 무서운것 같습니다. 전부 한가닥 하는 분들이지만 이분은 정말 끝판왕 급이더군요. 시체 쌓이는데 ㅎㄷㄷ
장군님은 제일 불쌍한 것 같네여. 별로 나쁜짓 할 시간도 없었고 가족사랑도 지극했는데...... 어차피 중간에 껴서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 팔자라니 공군1번의 라덱장군님처럼 불쌍해요~

그럴리는 없겠지만 이 멤버로 무대인사라도 온다면 평일이라도 당장 서울구경 갈텐데.
Commented by Lucier at 2010/08/25 10:37
처제 드립도 그럴싸했는데, 마누라가 너무 쎄서 얼굴도 못 비치더군요.
장군님은 사실 대사도 악한 건 거의 없었고 나중엔 물욕도 버리는 것 같더만 그냥 이런 영화에 출연한 게 죄.

이 멤버로 무대인사 오면 당연히 구경은 갈 텐데, 괜히 사진 찍다가 플래쉬라도 잘못 터지면 도망쳐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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