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본 영화들
- 카비리아의 밤

페데리코 펠리니의 57년작인가 58년작인가 암튼 엄청 옛날 영화. 그래도 문에이커의 비밀보다 억만배 낫더라.(문에이커 본 담날 이걸 봤던)
페데리코 펠리니 영화에 단골 출연하는 그 이름 뭐더라 암튼 라 스트라다에 젤소미나로 나오는 펠리니 부인이 역시나 여기서도 주연 카비리아로 등장하는데, 완전 표정 연기의 달인. 이 때도 나이 꽤 많을 텐데 어찌나 귀엽게 나오는지.

내용은 결국 일종의 신파극이자 치정물이긴 한데, 역시 펠리니 정도 되면 명성을 허투루 얻은 사람이 아니다 보니 전체적으로 연출이 대단히 멋지다. 근데 시간을 잘못 알고 가서 앞부분을 한 10분 놓쳤음.-- 찾아보니 DVD 막 2~3000원대로 팔던데 하나 사 둘까 싶음.


- 다우트

메릴 스트립이 두목 수녀,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이 남색 신부, 에이미 아담스가 새끼 수녀로 나오는 영화. 내용은 영화 제목 그대로라 러닝타임 내내 메릴 스트립이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을 의심하다가 끝난다.

..근데 메릴 스트립 연기가 진짜 쩐다. 말로 표현이 안 될 정도. 뭐 원래 연기 신급으로 하는 배우지만, 이건 뭐 DVD 사서 연기 교본으로 써도 될 정도. 호프만도 연기라면 먹어 주는 아저씨고, 에이미 아담스 너무너무 이쁘고 목소리 완전 귀엽고, 암튼 안 봤으면 완전 후회할 뻔. 아무래도 간판 내릴 것 같아서 지난 주에 보고 왔는데, 지금은 간판 다 내린 듯.

근데 이 정도 연기하고도 메릴 스트립이 아카데미 수상을 못 했다니, 워낙 많이 타서 이번엔 케이트 윈슬렛을 한 번 준 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더 리더를 한 번 보고 얘기해야 할 듯.


- 인터내셔널

기대를 굉장히 많이 했었는데, 각본이 좀 엉망이라 보고 나선 개운치가 않았다. 아니 결말부가 너무 현실적이라서. 영화적으로는 완전히 빵점짜리 결말.
아마 각본가나 감독이 영화 찍다 보니 판을 너무 크게 벌여 놓은 지라 도저히 수습이 안 되어 그냥 될 대로 되라 식의 무책임 결말을 때려넣은 것 같은 감이 강하게 드는데, 덕분에 영화 끝나고 나선 전부 웅성웅성 이게 뭐야.

사실 중간에 클라이브 오웬이 나오미 왓츠한테 끌고 갈 사람과 버릴 사람을 구분해야 한다면서 난 버릴 사람이라고 하니 나오미 왓츠가 수긍하고 짜질 때부터, '아 이거 뭔가 열나게 현실적인 스토리텔링이구나' 싶긴 했지만 결말부는 진짜 너무 엉성하고, 설득력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전형적인 용두사미.

이스턴 프라미스에서 카리스마 만빵 마피아 두목으로 등장했던 아민 뮬러 스탈이 전직 동독 경찰 출신 금융가 브레인으로 등장하는데 이스턴 프라미스에서 보여 준 동작, 목소리톤 등을 그대로 답습하곤 있지만 그 임팩트는 십분지일도 안 된다. 그냥 줏대 없는 노인네라는 느낌. 역시 배우가 아무리 역량을 발휘해도 각본이나 연출이 받쳐 주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다는 걸 실감.

나오미 왓츠도 예쁘게 나오긴 하지만, 그저 그 뿐이고 클라이브 오웬 혼자 뻘뻘거리면서 멋진 모습 보여줬다. 아니 나오미 왓츠는 연기를 못했다는 건 아닌데, 캐릭터 자체가 워낙 어이없는 행태를 보여서.

..중간에 구겐하임 미술관 총격씬은 제법 볼 만하다. 뭔가 좀 홍콩 느와르삘. 차라리 막판에 되도 않는 이스탄불 추격씬 빼고 이걸 라스트로 썼으면 훨씬 나았을 듯.


- 더 레슬러

뭐랄까 80년대에 대한 오마쥬 같은 영화. 왕년의 초절 꽃미남 미키 루크는 얼굴이 어찌나 망가졌는지 배역에 그냥 빠져들어간 느낌이고, 마리사 토메이 쌔끈하게 나오고, 딸로 나오는 에반 레이첼 우드도 인 블룸에서보단 훨씬 예쁘더라.

BGM 깔리는 것들이 막 전부 콰이어트 라이옷, 신데렐라, GNR 이런 것들에다 미키 루크 방엔 AC/DC 포스터 붙어 있고, 대사 중엔 '80년대가 짱이삼, 90년대 병맛이삼, 커트 코베인이 다 망쳐 놨삼. 우울한 노래만 불러 대고' 막 이런 게 나오는데 공감 100%...이긴 하지만 지금은 커트 코베인도 흘러가 버린 물결이라....좀 격세지감.

OST 나오면 살 꺼다. 찾아보니 아직 안 나온 것 같은데. 제발 국내 발매되길. 차마 수입판 사긴 좀 그렇고.

굳이 뭐 상술이 필요없는 영화다. 프로레슬링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봐라. 눈물난다. 결말도 상투적이지 않고 아주 남자답게 깔끔해서 참 만족스러웠음.

할인점에서 델리카 코너 알바로 일하는 미키 루크가 후방에서 매장 쪽으로 걸어나가는 씬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정도까진 아니지만 정말 짠했다. 경기 장면 중의 의도적인 클로즈샷 앵글도 일품.


- 프로스트 대 닉슨

역사적으로나 스토리텔링으로나 승부는 프로스트의 역전 KO로 끝났지만, 정작 이 영화는 리처드 닉슨을 위한 영화다.

더 퀸에서 토니 블레어로 나왔던 마이클 쉰이 데이빗 프로스트로 나왔는데 뭔가 헤어스타일은 참 브리티쉬 쇼호스트 삘로 잘 다듬어 놨지만 닉슨으로 분한 프랭크 란젤라의 노회한 연기에는 많이 못 미친다는 느낌. 아니 닉슨 보좌관으로 나온 케빈 베이컨보다도 어째 임팩트가 떨어지는 듯한 느낌. 프로스트 여친으로 나온 배우는 예뻤다. 스탭롤 보니깐 레베카 홀..이던데 처음 보는 배우. 프랭크 란젤라는 좀 많이 짱. 닉슨 연구 제대로 하고 나온 듯.

개인적으로 론 하워드는, 리들리 스콧이나 마틴 스콜세지와 더불어 가장 신뢰하는 감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프로스트/닉슨은 평작이라는 느낌. 전체적으로 긴장감을 잘 살린 연출이기는 한데, 초중반은 약간 늘어지는 감도 없지 않고 한스 짐머 아저씨는 음악 찍어내는 공장장 된 이후론 영 임팩트 있는 BGM이 안 나오는 거 같어.

09년 최고 기대작이라 할 수 있는 천사와 악마는 어떨런지....

그래도 기대도가 워낙 커서 그랬던 거지, 이 정도면 확실히 A급이긴 하다. 더 레슬러나 프로스트/닉슨이나 우리나라 관객들한테 전혀 안 먹힐 스타일이라 끽해야 2주, 어지간한 데는 1주면 다 내려갈 확률이 높으니 행여나 볼 사람들은 다음 주말 안으로 봐 두는 게 좋을 듯.


더 레슬러는 한 번 더 볼까 싶기도 하고. 이번 주는 그다지 끌리는 물건이 없다. 드래곤볼 에볼루션이나 볼까.-_-a





by Lucier | 2009/03/07 20:00 | Movi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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