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동대문 예찬
9월 중순께 오픈한 메가박스 동대문. 지금 12월 중순이니 한 3달 정도 지났는데, 대충 30번 정도는 간 듯. 그럼 3일에 한 번꼴인가.-_-a 그렇게 생각하니 징하게 갔구나.
물론 10월에 옥션 이벤트 당첨되어 공짜로 간 게 크다. 그 때 한 열몇번은 갔을 테니.

메가박스 동대문 최고의 장점은 언제 가도 항상 한산하다는 것.

오픈 초기엔, 뭐 초기라 쇼핑몰(굿모닝시티 내부 입점) 입주도 덜 되고 입소문 안 타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지금은 초기보다 오히려 사람이 더 없다.-_-;; 망하면 안 되는데...

희한한 건 한국 영화는 그나마 관객이 좀 드는데, 외국 영화 보러 가면 상영관에 10명 넘어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30번 정도 갔다고 했지만 아내가 결혼했다나 비몽 볼 때는 꽉꽉 들어찼고, 멋진 하루도 빈자리 몇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데스레이스, 인 블룸, 바빌론AD, 공작부인, 연공 등등 거의 혼자 보다시피 한 영화들. 그나마 외국 영화 중에 관객 좀 있었던 게 007이랑 이글아이였는데 그것도 30명 될까말까 한 수준.

글쎄 주말엔 오히려 잘 안 가봐서 또 어떨지 모르겠는데 금요일 저녁에 몇 번 들러봤을 때도 사람 없는 걸로 보아 주말도 맨 비슷비슷할 듯.
메가박스 코엑스처럼 막 매표소부터 줄 ㄹ자로 서 있는 데랑 비교하면 그야말로 천국.

암튼 오늘도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관람.
역시나 관객이 아무도 없었다. 그러니 다리올려 놓고 스크린 촬영도 한다. 물론 이건 지극히 편집된 거고, 평소 절대 이러진 않음.-_-;;

상영전에는 이나영, 전지현이랑 독대도 할 수 있다. 전지현은 거기 앉은 그분 네네 그분 제 스타일이에요. 콕콕 찍어주기까지 한다. 여자친구랑 같이 오진 않았지만...(좌절)
근데 백살 할머니랑 독대하긴 좀 싫다. 아니 난 그 전에 1911년생이라면서 대체 왜 백살이라고 우기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음.

상영중에는 극중 배우들이랑 대화도 주고 받는다. 코미디 영화일 경우엔 미친 듯이 웃어도 눈치가 안 보인다.
(상영기사가 뒤에서 또라이 한 놈 들어왔네 할 수는 있겠다만)

상영이 끝나도 뭐 애시당초 관객이 없었으니 스탭롤 올라가는 거 여유만만하게 다 보고 나와도 역시 눈치가 안 보인다.


비단 한산할 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꽤나 메리트가 있는 극장이 메가박스 동대문이다.

일단 스크린이 전부 대형이다. 상영관은 총 8개로 적지도 많지도 않은 수준이지만, M관(1관)을 제외한 나머지 7개 모든 상영관이 12.2*6.7 사이즈라는 건 사실 놀라운 거다.
(12.2*6.7 사이즈면 메가박스 코엑스 1관,3관을 제외한 그 어떤 상영관보다 큰 스크린임)

보통 상영관 8개쯤 있으면 3~4개 대형 스크린이고 나머지는 소형 스크린으로 드라마나 멜로 위주로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메가박스 동대문은 죄다 대형 스크린이니 일단 무슨 영화가 걸리든 화면 작을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것.

이스턴 프라미스 같은 경우 예전 코엑스 유럽영화제에서 틀다가 필름 넘겨서 동대문에서 며칠 상영했었는데,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극장에서 상영했던 이스턴 프라미스 중 가장 대형스크린이었던 건 여기 메가박스 동대문이다. 어째 정식개봉한 상영관들은 하나같이 X만한 상영관이라. 그래 예전에 여기서 한 번 봐 뒀던 걸 정말 다행으로 생각한다.

트로픽 썬더도, 이게 의외로 스펙타클한 씬이 많이 나오는 영화라 좀 대형 스크린에서 빠방하게 봐야 하는 물건인데, 상영관들 보면 죄다 코딱지 스크린이라 참 갑갑하던 차에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틀어 줘서 고맙게 잘 봤다니깐. 메가박스 코엑스나 CGV 용산이 틀림없이 훌륭한 시설을 갖춘 멀티플렉스지만, 대형 스크린과 소형 스크린이 섞여있는 관계로, 예매율 상위권인 몇몇 메이저한 영화 빼면 전부 소형 스크린으로 돌리기 땜시로 트로픽 썬더 이런 건 얄짤없이 소형 스크린행인데, 메가박스 동대문은 상기 언급했듯이 다 대형 스크린이라 그저 걸리기만 하면 만사 OK. 근데 역시 괴작들은 잘 안 걸려서 좀 아쉽긴 하다.

여담이지만 트로픽썬더는 영 관객 없는지 오늘 마지막 상영이고 내일부터 내리더라. 한 번 더 볼까 했었는데 좀 아쉽네.

이렇게 대형 스크린임에도 좌석수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게 또 나이스.
별로 크지도 않은 스크린에 막 좌석수는 300석 넘어가고 이러면 뒷쪽이나 가장자리 앉은 경우 똑같은 돈 내고도 영화 보기 불편해지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여기는 전부 180석~250석 수준의 중규모인데다 경사도도 적절, 최전방에서 스크린까지 거리도 적절, 좌우측면 시야각도 적절해서 어딜 앉아도 화면 어지간히 다 괜찮게 보인다. 아니 뭣보다 항상 사람이 없어서 자리를 어디다 끊든 그냥 보고 싶은 데서 보면 된다.

매점 메뉴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서울 시내 메가박스를 전부 다녀본 건 아니지만 기본 팝콘이나 탄산음료 등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코엑스나 신촌, 목동에 비해 500원씩은 싼 듯. 뭐 난 극장에서 팝콘이나 콜라 절대 안 사 먹으니 별 상관없긴 하지만.
근데 가끔 공짜 쿠폰 등으로 팝콘 교환해 먹다 보면 또 좋은 게 얘기만 하면 그냥 캬라멜로 교환해 준다. 코엑스는 교환하려면 500원 꼬박꼬박 받는다.

극장을 평가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접근성. 접근성도 아주 훌륭하다. 이건 뭐 개인 거주지에 따라 달라지는 거겠지만, 동대문운동장역과 직접 연계되어 있어 한강 이북의 2호선,4호선,5호선 역세권 거주자라면 누구라도 30분 내에 방문 가능.

나같은 경우 지하철 타면 9~10분 정도 걸리는데, 일부러 나가서 보기보다는 종로 나갔다가 귀가할 때, 강남 나갔다가 귀가할 때, 홍대 나갔다가 귀가할 때 이런 식으로 어차피 서울 시내 어딜 나가도 귀가할 때 동대문운동장 거쳐서 들어오기 땜시로 들어오는 길에 잠깐 내려서 영화 한 편 쌔리는 그런 느낌.

..뭐 메가박스 동대문이라곤 하지만 행정구역상으론 중구 을지로다 사실.

또 좋은 점은 참으로 대인배스러운 상영시간표.
대부분의 극장들이 조조영화는 막 8시 30분부터 해서 늦어야 9시 30분, 9시 50분 이런 시간대인데, 여기는 무슨 배짱인지 10시 45분~10시 55분대 상영작들이 꽤 많다.

10시 55분 영화면 진짜 주말에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브런치(..래봤자 토스트 구워서 치즈넣고 쨈발라 우겨넣는) 간단히 때리고 슥 나가도 여유있게 볼 수 있는 시간대.
네이트에서 10시에 뿌리는 4000원 할인쿠폰 받아서 예매해 놓고 가면 그냥 공짜로 보는 거다. 나만 해도 이렇게 본 게 대여섯편은 되는 듯.


다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라서 나쁜 점 몇 가지만 꼽아 보자면.

정말 미스테리어스할 정도로 엘리베이터가 굼뜨다.
원래 멀티플렉스 승강기들이 보편적으로 굼뜨기는 하지만 여긴 좀 심하다.
매표소는 9층에 상영관은 10층에 위치해서 무조건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는데, 농담 아니고 많이 기다릴 때 지하 1층에서 12분 동안 기다린 적이 있다. 아니 지하철 타고 9~10분 걸려 가서 엘리베이터 기다리느라 12분 걸리는 건 진짜 어이없지 않나.

그리고 퇴장 동선이 영 이상함. 이건 상영관 따라 다르긴 한데 몇몇 상영관의 경우 영화 보고 나오면 출구가 무슨 개구멍식으로 후방 돌아서 비상계단 같은 데로 기어내려오게 되어 있다. 워낙 한산하니까 다행이지, 다른 붐비는 극장 같았으면 이거 안전사고 직빵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치명적인 건, 주변에 술빨 데가 없다. 술빨 데 뿐만 아니라 마땅히 밥먹을 데가 없다. 엄밀히 말하자면 고딩들이 밥먹을 데는 많은데 20대 중후반 타겟 요식 스폿은 그야말로 전무. 뭐 돈까스집, 해물떡찜, 불닭 맨 이런 가게만 많다.
나같은 경우는 뭐 거의 영화만 보고 들어오기 땜시로 사실 전혀 상관없는 얘기긴 한데, 다른 지인들이랑 몇 번 같이 같을 때 밥이라도 먹으려고 주변 좀 다녀보면 그저 한숨만 나온다.

종로나 명동, 강남 쪽 배회하다 보면 한 골목 건너 두 개씩 나오는 별다방, 콩다방, 파스쿠치, 엔젤리너스, 탐앤탐스 등등 그 흔한 커피체인 하나 없고, 패미레스 같은 건 당연히 없고 패스트푸드점도 없고,(좀 많이 기어올라가면 롯데리아 하나 있긴 있음) 그런 관계로 영화보다 쳐먹는게 주목적인 동행인이 붙어 있다면 참으로 고달플 꺼다. 그래서 내가 영화 볼 때 누구 달고 다니는 거 꺼려하는 거기도 하지만.

그렇다곤 해도 매표소 및 게스트 서비스 위치한 9층에 편의점, 포이트리, 스텝핫도그, 던킨도너츠 입점되어 있으니 그냥 요기는 충분히 할 수 있다. 얼마전에 8층에 푸드코드도 들어왔던데 거긴 한 번도 안 가 봐서 모르겠고.

결론적으로 뛰어난 시설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관객이 없는 이유 자체가 주변의 유흥 인프라가 개판이라는 데도 이유가 있는 듯.
밀리오레 주변이 원래 그렇긴 하지만 무슨 젖고딩들만 바글바글.

..뭐 덕분에 나는 너무 좋다. 빠방한 상영관 전세내서 볼 수 있으니.

망하면 안 되니깐, 이 이상 한산해져선 곤란하겠지만 그저 이 상태로만 쭉 가 주길.

역시 생긴지 얼마 안 된 CGV 성신여대도, 한산함이나 좌석 간격 등에서는 최상급 퀄리티를 자랑한다던데 한 번도 안 가 봐서 모르겠다. 가 보긴 가 봐야 되는데, 성신여대는 참 애매한 게 걸어가지니 쫌 멀고(도보로 22분 가량) 지하철 타자니 교통비가 아까워서 어차피 지하철 탈 꺼면 걍 동대문운동장 이런 마인드다 보니. CGV 대학로처럼 괴작들이라도 좀 틀어주면 일부러라도 찾아갈 텐데 상영 레퍼토리도 영 오소독스하고. CGV 미아랑 CGV 성신여대가 딱 바뀌었으면 최고일 텐데. CGV 미아는 가깝다는 거 외에는(도보로 9분) 정말 모든 요소가 그야말로 최악이라.


아...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는 그냥 평이.

쥘 베른 원작이 원래 영화 만들기에 괜찮은 소재들이긴 하지만, 이건 진짜 뭐 너무 직구 승부라.
그러니깐 컷터나 투심도 없이 그저 처음부터 끝까지 포심 패스트볼만 던져 대는 영화.

맨 어디서 본 것 같은 장면들만 계속 나오고. 한마디로 인디아나존스랑 미이라 짬뽕에 쥬라식 파크 약간 가미.

원작 주인공은 은근히 까칠한 성격이었는데, 이 영화 주인공은 뭐 릭 오코넬을 그냥 그대로 옮겨왔으니.
브랜든 프레이저의 액션씬도 딱 미이라 시리즈의 그것이라서 뭔가 좀 언밸런스. 하기사 이연걸도 때려잡았었는데 생선이나 야채 조지는 거야 일도 아니지.(의불)

그래도 히로인격인 여자 가이드가 꽤나 예뻤고. 직구 승부인만큼 쓰잘데기 없는 군더더기가 제로라는 건 역시 미덕.

먼저 본 지인 말로는, 이 영화는 3D 버전으로 안 보면 아무 의미없는 영화라던데, 그래도 3D 버전은 너무 비싸서.
근데 확실히 3D로 보면 훨씬 재미날 것 같긴 하다.

뭣보다 좋은 점은 자극적인 씬이 전혀 없고 가족사랑물이라 연말에 가족들끼리 보기엔 최고의 영화일 듯. 애들 데려가도 괜찮고.


..내일도 별 일 없으면 아마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지구가 멈추는 날을 보게 될 듯. 개봉일인데 또 설마 혼자 보는 건 아니겠지.-_-a
by Lucier | 2008/12/22 22:18 | Movie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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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리드 at 2008/12/22 23:03
저희 동네 있는 CGV 북수원도 평일에는 진짜 사람 없죠.
특히 비인기 영화일 경우에는 더더욱...
크로우즈 제로 혼자 보러 가서 키시타니 고로 나올 때마다 마지마 콜(...)했던 생각이 납니다.
Commented by Lucier at 2009/01/02 00:48
저희 동네 있는 CGV 미아는 희한하게 조조에 가면 많이 들어차는데 오후 무렵에 가면 거의 텅텅 비더군요.
Commented by ㅋㅋ at 2009/01/25 01:15
아무리 관객이 없어도... 엔딩크레딧 대충 올라가면 좀 나와주세요 ㅋㅋ 막이러고 ㅠ_ㅠ ㅋㅋ
뒤에서 기다리는거 힘들어요 ㅋㅋㅋ 동대문 메가박스가 시설은 정말 좋은 듯 싶어요
그리고 정말 전세를 냈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편안한 영화관람이죠- ㅋㅋ
Commented by 질문드립니다! at 2015/04/25 00:47
좀 오래됐지만 질문드려봅니다.. 곧 어벤져스2 동대문 m관에서 볼예정인데요, 눈에 다들어오지만 너무꽉차는건 자막보기불편해서 약간 싫어해서 자리고민중에있습니다. 또 올려다보거나 내려다보는것도 별로안좋아해서 딱 적정한자리알아보는중입니다. 어떤분말로는 i열이 좀내려다본다고하셔서 h나g열 또는 f열도생각중인데, 또다른분은 d열이최적이라하시구... 머가먼지모르겠네요 ㅠ
Commented by Lucier at 2015/04/28 14:32
저는 보통 F열을 선호하는데 3D 상영분이라면 E열 정도도 괜찮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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