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본 영화들
- 트와일라잇

처음 볼 때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는데, 달력 받으려고 두번째 보니깐..근데 뭐 또 그렇게 지루하진 않았음.
애시당초 스토리텔링은 볼 것도 없고 그저 비쥬얼만 즐기면 되는 물건인데, 스토리를 다 알고 보니깐 여주인공이 아이팟 이어폰에 맥북 쓰는 걸 보니 애플빠인가보네, 뱀파이어 야구시합 때 누상에 주자가 나갔는데도 셋포지션을 안 하고 와인드업으로 뿌리네, 어 자막이 CGV에서 볼 때랑 폰트가 다르네 등등 곁가지만 훑었다.

원작을 읽어보진 않았는데, 그래서 그냥 괜찮게 본 걸지도. 남자들은 여주인공 항가항가하고 여자들은 남주인공 항가항가하면 그걸로 티켓값 정도는 할 수 있을 꺼다.

여주인공은 진짜 이쁨. 나 첨 볼 땐 몰랐는데 두번째 볼 때 들으니 패닉룸에서 조디 포스터 딸내미로 나왔던 여자애라네. 와 패닉룸 나온지 얼마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저렇게 컸단 말인가. 백인들이란...한 너댓살 더 먹으면 어째 리브 타일러 판박이 될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남주인공은 개성 넘치는 마스크이긴 한데, 솔직히 내 기준으론 그렇게 잘생겼다는 느낌은 안 든다.

..암튼 달력 땜시 한 번 더 봤는데, 그냥 탁상용으로 쓸만할 듯. 최근 3년간은 늘 탁상용은 BoA 캘린더 사서 때웠었는데 어째 올해는 SM에서 발매할 조짐도 없고, 환율 땜시 수입/라이센싱을 안 한 건가.


- 예스맨

금주 개봉작 중엔 제일 기대작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뭐 뻔히 예상은 했지만 완벽한 짐 캐리의 원맨무비.
스토리텔링은 그야말로 진부하고 일직선이라 딱히 할 말도 없고, 그냥 짐 캐리 개인기 & 연기만 보면 된다. 그것만 봐도 돈이 아깝지는 않으니.

중간에 등장하는 한국어 강습 내용이, 난 그저 지나가는 수준의 단편적인 에피소드겠거니 생각했는데 의외로 꽤 비중이 있었던 소재라 약간 놀랐음. 근데 어째 짐 캐리 한국어 어눌한 거야 당근 이해가 가는데 한국인이 하는 한국어도 영 이상한게...-_-a

사실 이 영화 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오프닝부터 깔려오는 JOURNEY의 Separate Ways. 이게 인트로가 엄청 멋진 곡인데 영화 시작하면서 갑자기 흘러나와서 뭔가 싶었다. 오프닝씬에선 인트로가 짐 캐리 휴대전화 벨소리로 나오다가, 엔딩부에서는 아예 원곡이 쫙 깔리는데, 간만에 들으니 엄청 좋았다. 근데 영화 분위기랑 그리 어울리는 것 같진 않다만.

여주인공은 주이 디샤넬이라는 첨 보는 여편네인데, 딴 건 모르겠고 눈은 참 이쁘더라. 서클렌즈 낀 건지 뭔지 떵그러니 왕방울만한게.


- 트로픽 썬더

아무래도 곧 간판 내려갈 것 같아서 월요일날 후딱 봤는데, 안 봤으면 정말 후회할 뻔 했다.
아주 제대로 저질스럽게 잘 만든 코미디 영화. 유명한 얼굴들도 여기저기 비치고. 대사 센스도 좋고. 스펙타클한 씬도 의외로 많이 터져 주고.

러닝타임이 그렇게 긴 편은 아닌데 거의 내내 숨지도록 웃다 왔음. 다만 우리나라에서 그리 통할 만한 소재는 아닌 듯. 어째 상영관 안에서도 나만 미친 듯이 웃는 것 같아서 약간 민망. 뭐 관객 자체가 많질 않기도 했지만.

벤 스틸러,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잭 블랙 3인방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닉 놀테는 어째 저런 이미지로 굳어지는 건가 싶기도 하고, 톰 크루즈의 윽박지르는 개그와 저질 댄스는 진짜 꼭 봐야 된다. 완전 최고.
톰 크루즈가 테러리스트와의 협상은 없다!하고 전화 끊을 때 난 미치도록 웃었는데 어째 아무도 안 웃더라. 안 웃긴가.-_-a

아 제퍼슨 가족 주제가도 배꼽빠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진짜 오스카 함 줘야 된다.(남우조연상 노미네이트되긴 했던데)


- 이스턴 프라미스

메가박스 유럽영화제 때 보긴 했지만, 개봉하면 꼭 한 번 더 봐야지 했건만 어째 상영관들이 죄다 스크린 작은 곳들이라 패스할까 하다가 그래도 간판 내려가기 전에 함 보자 싶어 주말에 봤는데, 역시 정답이었던 듯. 지금 벌써 간판 다 내리는 분위기.

금세기 최고의 걸작이라는 카피문구는 암만 그래도 좀 지나친 오버라고 할 수 있겠지만,(금세기가 90년도 더 남았는데..) 엄청난 걸작임에는 틀림없다. 두 번째 보는데도 여전히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 첨 볼 때 놓쳤던 장면도 꽤나 많이 눈에 띄고.(시체 유기할 때 메시지 남긴 거나, 우크라이나 창녀 빼돌리기 등)

너무나 멋진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맘에 안 드는 점 한 가지는 하필 구너스 한 명이 목을 따인다는 것. 그것도 첼시팬들한테 병신 취급당하다가.-_-;;
좀 토튼햄이나 맨유팬이 목따였으면 유쾌상쾌통쾌했을 텐데...

CGV 압구정에서 봤는데, 소규모 상영관이었지만 의외로 2/3 이상이 차 있었다. 근데 대부분의 관객들이 걍 걸작이라는 유인물에 낚여서 입장한 듯.
도입부 이발소에서 목딸때 곳곳에서 비명이 울려퍼지면서(어우 이게 뭐야~) 중간중간 바이올런스씬 나올 때마다 여자들이 하도 꺅꺅대서 좀 그랬음.

내 옆쪽엔 모녀로 보이는 여자 둘이 보고 있었는데, 목따는 씬이 나올 때마다 아예 엎드려서는 씬 다 지나가도 고개를 들 엄두를 못 내던데 참 안타까웠다. 영화 끝나고 나선 앞줄에 앉은 여자 셋이서 그래서 내가 보지 말자 그랬잖아 어쩌고 하면서 서로 티격태격하고.

내리기 전에 한 번 정도 더 보고 싶기도 하다. 같이 볼 사람? 코엑스에선 내렸던데 CGV는 주말까지 하려나.


- 과속 스캔들

이것도 어쩌다 보니 두번째 관람. 처음 볼 때는 꽤나 괜찮았었더랬는데 다시 보니깐 완전 NG. 트와일라잇처럼 비쥬얼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스턴 프라미스처럼 연출이 숨넘어가는 물건도 아니고 딱 1회용 소프트한 코미디라서 그냥 처음 봤을 때 좋은 느낌을 남겨뒀으면 좋았을 텐데.

절대 영화가 구리다는 얘기는 아니니 오해 없기를. 두 번 볼만한 영화는 아니라는 뜻. 최근 우리나라 영화 중에 제일 괜찮은 축이다.

여담이지만 디지털 상영분으로 봤는데, 어째 전에 본 일반 상영분이랑 아무런 차이를 못 느끼겠더라.


- 북극의 연인들

훌리오 메뎀의 98년도 작품. 10년 늦은 개봉이긴 한데, 의외로 촌빨 날리는 느낌은 거의 안 든다.
나름대로 애절하기도 하고 영상미도 좋고 음악도 어울리고 꽤 괜찮기는 한데, 일단 스토리텔링이 마멀레이드 보이고,(부모들의 결합으로 인한 남매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너무 우연이 계속 겹치는 게 좀 옥의 티.

그래도 클라이막스에서의 태양 수평이동씬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설원이나 호수, 삼림 등 극지방 풍광도 멋지고.
여름에 보면 굉장히 시원할 것 같은데, 계절이 계절이다 보니 으슬으슬 추워진다는 건 약간 문제. 영화 보다가 벗어뒀던 자켓을 나도 모르게 걸쳤다.-_-;;

남주인공 이름이 오토, 여주인공 이름이 아나인데,(각각 Otto, Ana. 뒤집어 읽어도 같아지는 회문) 이 진지한 네이밍이 그만 자막에 아나 나올 때마다 아놔~가 머릿속에 스크랩되어 영상에 집중하기 힘들었던 건 인터넷의 폐해.

남주 시점과 여주 시점이 끊임없이 전환되는 일종의 멀티사이드 재핑 시스템(?)으로 진행되는데 이거야 뭐 텍스트노벨류 게임 좀 한 해 본 사람한테는 너무 익숙해서 별 참신할 것도 없고.

펠레 마르티네즈의 앳된 시절 모습을 볼 수 있으니 펠레 마르티네즈 팬이라면 챙겨 봐도 후회는 없을 듯. 이것도 렛미인처럼 꽤 장기상영으로 갈 것 같은데.



..내일은 쌍화점은 일단 볼 꺼고, 벼랑 위의 포뇨는 예매를 해 두긴 했는데 볼지 어쩔지 모르겠다.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보고 재밌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서.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지구속 여행)는 원작땜시라도 함 볼 생각이긴 한데, 3D 디지털 상영은 인간적으로 너무 비싸다.(11,000원)
by Lucier | 2008/12/17 16:10 | Movie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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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kandoku at 2008/12/17 17:57
이스턴 프라미스 같이볼 사람 여기 손
Commented by Lucier at 2008/12/19 00:04
메가박스 코엑스는 목,금 상영하고 주말엔 또 내리는 것 같고, 주말에 종로 쪽에 단성사나 씨네큐브에서 하긴 하던데 암튼 시간 함 맞춰 보자우.

그나저나 트로픽 썬더는 안 보냐? 딱 니 취향일 껀데. 양키 개그 대폭발.
Commented by Graffiti at 2008/12/18 22:27
여기 고데스님의 평론에 낚여서 주말에 서울온김에 이스턴 프라미스 보고간 제가 왔습니다.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서 제 문제는 명작을 감상하는 자세를 가지고 최대한 정보를 차단하고 극장을 갔는데 팜플렛 보고 액션영화인줄 알고 액션영화를 감상하는 마음으로 봤더니 이 뭐......
(비고 몰텐슨이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기 위해 조직을 등지는 한국영화적 마인드가 떠올라 버렸음)

여담인데 남주가 수염을 밀었더니 전혀 못알아보겠어서 중반까지 비고 몰텐슨 언제나오나 하고 있었음.
이영화에서 가장 슬펐던 장면은 초반에 나온 어설픈 히트맨이 힘들게 티켓을 구했는데 정작 축구경기는 보지도 못했다는 사실이 넘 슬프더군요.

그리고 개봉관 스크린이 작아서 넘 좋았습니다. 전 내려가야하니까 빨리보고가려고 했는데 메가박스는 아침에 잠깐하고 저녁부터 하던데 현장예매를 했더니 자리가 딱 하나 남아서 극적으로 봤거든요. 물론 좌석번호는 A-1이죠...... -_-;
Commented by Lucier at 2008/12/19 00:06
헉 자리가 딱 하나 남았으면, 꽉 찼단 얘기군요.

전 정말 너무 괜찮게 봤는데, 어찌 보셨나 모르겠습니다. 대부분 관객들이 액션영화인줄 알고 들어왔다가 벙찌는 분위기인 듯 했습니다 확실히.
Commented at 2008/12/2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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